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배우자인 김혜경 씨가 5일 오후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한 김혜경 씨가 2시간 만에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허훈 부장검사)는 5일 오후 1시 40분부터 3시 35분까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를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김씨가 경기도의 예산을 사적으로 사용했다고 보고 관련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씨는 검찰의 질문에 대부분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가 끝난 뒤 김씨 변호인 법무법인 다산 김칠준 변호사는 "익히 예상했던 질문들이며, 형식적이고 결론을 정해놓은 수사라고 생각해서 진술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소환 조사 일정은 당연히 상호 조율을 했고, 어차피 검찰이 추석 밥상 위에서 결론을 정해놓고 하는 수사라 생각해서 전면적으로 진술을 거부했다"고 했다.
추가 소환 일정에 대해서는 "더이상 추가 소환은 없을 것 같다"고, 이 대표 소환 일정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답했다.
앞서 민주당은 검찰이 악의적으로 조사 일정을 잡았다며 소환조사 사실을 공개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수원지검이 오늘 법인카드 사용을 문제 삼아 김혜경 여사를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며 "야당 대표로 모자라 배우자까지 추석 밥상머리에 제물로 올리려는 검찰의 막장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검찰은 김씨 측이 직접 출석 의사를 밝혀서 이뤄진 조사를 놓고 민주당이 허위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지난 7월부터 3차례 김씨에게 출석을 요청했으나 일정 협의가 이뤄지지 않자, 지난달 26일에는 서면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김씨 측이 이날 직접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고 검찰에 통보하면서 조사가 이뤄졌다고 검찰은 밝혔다.
수원지검은 입장문을 통해 "(김씨 측이 직접 출석을 요청한 상황임에도) 민주당은 오늘 '야당 대표로 모자라 배우자까지 추석 밥상머리에 제물로 올리려는 정치검찰'이라는 주장을 했다"라며 "즉 사실과 다른 허위 주장"이라고 했다.
김씨는 이재명 대표가 경기지사에 당선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당시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인 배모씨가 경기도 법인카드로 소고기나 초밥 등 자신의 음식값을 지불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와 김씨가 법인카드 유용을 지시하거나, 사실을 인지하고도 묵인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김씨는 법인카드 유용 의혹 중 하나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씨는 당시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인던 배모씨와 공모해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2021년 8월 당시 서울의 한 식당에서 경기도 법인카드로 민주당 인사 3명(7만 8천원)과 수행원 3명 등 식사비용 10만 4천원을 결제한 혐의(기부행위)로 기소됐다.
지난 7월 검찰은 김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하지만 선고를 하루 앞둔 지난달 12일 재판부가 김씨 측에 피고인 신문 관련 의견서 제출을 요청하는 등 몇 가지 사유로 변론재개명령을 내리면서 선고가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