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전세 사기 여파로 된서리를 맞았던 빌라 시장에서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서울 지역 연립·다세대주택 매매거래량은 1만 708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 3497건보다 26.6% 늘었다.
매매거래 증가와 함께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매매가격은 전달인 6월보다 0.17% 오르며 지난 5월(+0.03%)과 6월(+0.12%)에 이어 석 달째 상승을 거듭했다. 상승 폭도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또, 지난 6월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실거래가격지수는 137.1로 전고점인 2022년 7월 145.4의 94.3%까지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 급등세가 지속하면서 아파트 '대체재'이자 '서민 주거 사다리'로 기능해 왔던 빌라에 대한 수요자 관심이 다시 커진 결과로 해석된다.
전세 사기 탓에 심해진 빌라 기피 현상이 아파트 전셋값과 매맷값 상승 주요인으로 지적됐는데, 급등하는 아파트값이 거꾸로 빌라 기피 현상을 완화하는 모양새다.
역시 전세 사기 여파로, 빌라 공급이 거의 '절벽' 상황으로 급감한 것도 최근 빌라 가격 상승 배경으로 꼽힌다.
"빌라로 수요 이동, 아파트 쏠림 완화가 이상적"
박종민 기자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서울 비아파트 준공(입주) 실적은 4028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 9685호 대비 무려 58.4% 줄었다.
인천과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 준공 실적도 1만 2655호에 그쳐, 지난해 2만 5291호의 반토막이 났다.
7월까지 올해 서울 비아파트 착공 실적 역시 2560호로, 지난해 4160호 대비 40% 가깝게 감소했다
서울 지역 비아파트 인허가 건수는 지난해 3040호보다 42.2%나 줄어든 1758호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달 8일 발표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에서 '빌라 등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를 핵심축의 하나로 제시했다.
서울 경우 비아파트 공급 상황이 정상화할 때까지 신축 비아파트를 무제한 매입해 공급하고, 소규모 주택 건설 사업자 세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등 내용이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그간 침체했던 빌라 쪽으로 수요가 옮아가면서 빌라 시장이 정상화하고 아파트 쏠림 현상도 완화하는 게 이상적인 그림"이라고 밝혔다.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빌라 거래가 늘고 가격도 조금씩 오르고 있는 현재 상황은 그런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