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코우스크 인근에서 러시아군과 싸우는 우크라이나군 포병. 연합뉴스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6개월 넘게 장기화되면서 전력 열세 속에 고군분투하는 우크라이나군이 심각한 사기 저하를 겪고 있다고 CNN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러시아군이 전력을 집중하는 동부 전선의 요충지 포크로우스크(러시아명 포크롭스크)에서는 사기가 떨어진 병사들이 진영을 이탈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동부 전선의 우크라이나군 지휘관과 장교 등은 CNN과 인터뷰에서 탈영과 불복종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특히 새로운 동원령에 따라 전장에 끌려 나온 신병들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포크로우스크 전투에 참여한 익명의 지휘관은 "신병들이 이곳에 오면 얼마나 상황이 어려운지 알게 된다"며 "한 차례 진지에 들어갔다가 살아남은 사람들은 다시는 그곳에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신병들이 아예 진지를 떠나거나 전투를 거부하기 위한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고도 했다. 이같은 상황은 지난 겨울과 올봄 우크라이나군이 전력의 열세 속에 어려운 시기를 보내면서 더욱 심각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쿠르스크에 배치된 러시아군. 연합뉴스우크라이나군은 미국의 군사 지원이 몇 달간 지연되면서 탄약 부족을 겪었고 이로 인해 사기가 심각하게 떨어졌다.
우크라이나 병사들은 당시 다가오는 적을 확실히 볼 수 있는 상황에서도 탄약이 없어 포격하지 못하고 보병 부대를 보호하지 못해 죄책감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상황이 악화하면서 탈영병도 늘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에 따르면, 검찰은 올해 첫 4개월 동안 주둔지를 포기하거나 탈영한 혐의로 약 1만9천명의 군인에 대한 형사 소송을 시작했다.
일부 지휘관은 아예 탈영과 무단결근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군인들이 자발적으로 복귀하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이 일반화되면서 첫 번째 탈영이나 무단결근은 처벌하지 않도록 법이 바뀌기 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