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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역대급' 태풍에 베트남 71명 사망·실종…韓업체도 피해

아시아/호주

    30년 '역대급' 태풍에 베트남 71명 사망·실종…韓업체도 피해

    20명 탄 버스 급류에 휩쓸려 19명 사망·실종
    LG전자 공장 등 산업계도 타격…인명피해는 없어
    "30년간 가장 강력"…추가로 400㎜ 안팎 호우 예보

    8일 제11호 태풍 야기가 강타한 베트남 꽝닌성 하롱 시내 건물들이 파손됐다. 연합뉴스8일 제11호 태풍 야기가 강타한 베트남 꽝닌성 하롱 시내 건물들이 파손됐다. 연합뉴스
    슈퍼태풍 '야기'가 강타한 베트남에서 사망·실종자가 71명으로 불어났다.
     
    한국 기업 공장을 비롯한 현지 산업계 피해도 커지고 있고, 추가 폭우까지 예상돼 곳곳에서 산사태 위험 경보가 발령됐다.
     

    20명 탄 버스 급류에 휩쓸려 19명 사망·실종

     베트남 정부는 지난 7일 베트남 북부에 상륙한 태풍 야기로 9일(현지시간)까지 49명이 사망하고 22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다.
     
    북부 푸토성에서는 베트남 북부 최대 강인 홍강을 지나는 375m 길이의 퐁차우 철교가 절반 이상 무너져 트럭 등 자동차 10대와 오토바이 2대가 강으로 추락했다. 차량 승객 등 최소 10명이 실종된 상태다.
     
    북부 까오방성 산악지대에서도 승객 등 20명을 태운 버스가 산사태로 생긴 급류에 휩쓸렸다. 버스에서 시신 4구가 발견되고 나머지 15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라고 AP통신이 전했다.
     
    전날에는 북부 라오까이성 유명 관광지인 사빠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6명이 숨졌고, 북부 호아빈성 산간 지역에서도 산사태에 주택이 매몰돼 일가족 4명이 사망했다.
     
    여기에 꽝닌성에서 5명, 하노이시에서 4명이 숨지는 등 여러 사망자가 산사태나 강풍으로 쓰러진 나무에 깔려 변을 당했다.
     
    수도 하노이에서만 나무 2만4807그루가 쓰러진 것을 비롯해 하이즈엉성 4만여그루, 박닌성 3만1860그루 등 지금까지 나무 12만1700그루 가까이가 쓰러진 것으로 집계됐다.
     
    8일 제11호 태풍 야기가 강타한 베트남 꽝닌성 하롱 시내에 뿌리째 뽑힌 나무들이 쓰러져 있다. 초강력 태풍 야기의 영향으로 베트남에서만 최소 14명이 숨졌다. 연합뉴스8일 제11호 태풍 야기가 강타한 베트남 꽝닌성 하롱 시내에 뿌리째 뽑힌 나무들이 쓰러져 있다. 초강력 태풍 야기의 영향으로 베트남에서만 최소 14명이 숨졌다. 연합뉴스

    LG전자 공장 등 산업계도 타격…인명피해는 없어

     산업계의 피해도 상당해 베트남 북부 제2의 도시이자 주요 수출항인 하이퐁시에서는 태풍 피해로 사업체 수십 곳이 이날 조업을 재개하지 못했다고 관영 일간 라오동이 전했다.
     
    이곳에서는 여러 공장의 지붕이 강풍으로 날아간 가운데 폭우가 쏟아져 공장이 침수되면서 공장 설비와 제품 등이 물에 젖는 피해를 입었다.
     
    특히 하이퐁 소재 LG 복합단지에 있는 LG전자 공장은 강풍에 벽이 무너져 냉장고·세탁기 창고가 침수됐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어 베트남 한국기업협회장의 발언을 인용해 태풍이 해안지역 한국공장에 미친 피해가 크다고도 밝혔다.
     
    특히 하이퐁과 이와 인접한 꽝닌성에서 전봇대들이 강풍에 쓰러지는 바람에 전력 공급이 차질을 겪고 있는 점도 조업 재개를 어렵게 하고 있다.
     
    이에 최영삼 주베트남대사는 이날 하이퐁을 긴급 방문해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 LG 계열사와 희성전자 등 협력업체, 평화정공·LS메탈·SEM마이크로 등 여타 한국 기업들의 건물 파손·침수 등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신속한 복구와 조업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사항들을 청취했다.
     
    최 대사는 이어 하이퐁 공단 관리자·관영 베트남전력공사(EVN) 관계자와 현장에서 면담하고 한국 기업들의 최우선 요청 사항인 신속하고 안전한 전력 공급 재개, 전화·인터넷·물류 등 인프라 정상화와 피해 복구 과정에서 필요한 시 당국의 신속한 인허가 조치 등을 적극 요청했다.
     
    대사관은 또 비상대책반을 편성하고 이번 태풍 피해로 대사관의 지원이 필요한 한국 국민·기업에게 피해 상황을 대사관과 하노이·하이퐁 한인회 등에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30년간 가장 강력"…추가로 400㎜ 안팎 호우 예보

    9일 제11호 태풍 야기가 강타한 베트남 북부 푸토성의 가옥들이 불어난 물에 침수돼 있다. 연합뉴스9일 제11호 태풍 야기가 강타한 베트남 북부 푸토성의 가옥들이 불어난 물에 침수돼 있다. 연합뉴스
    현지 당국은 태풍에 따른 이 지역 산업계의 피해 규모를 추산 중이다. 초기 집계 결과 100곳 가까운 기업이 수백만 달러 규모의 태풍 피해를 입었다고 라오동이 전했다.
     
    이에 전날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하이퐁을 방문해 462만 달러(약 62억원) 규모의 시 복구 지원 예산을 승인했다.
     
    EVN에 따르면, 지난 7~8일 가구 등 약 570만 고객이 태풍으로 정전 피해를 겪었고 이날도 북부 베트남 주민 약 150만 명이 전력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밖에 하이퐁과 꽝닌성 여러 지역을 비롯해 하노이·타이빈성·하이즈엉성 등 곳곳에서 인터넷·모바일 통신이 끊기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응우옌 호앙 히엡 농업농촌개발부 차관은 "(태풍)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면서 "각 지역 당국은 지역 주민들과 그들 자산의 안전을 떠받치고 보장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기가 베트남 북부 주요 지역에 최고 시속 166㎞의 강풍과 300㎜ 이상의 폭우를 몰고 오면서 인명 피해를 더욱 키웠다. 특히 북부 호아빈성·선라성에서는 무려 강수량이 430~440㎜에 이르는 호우가 쏟아졌다.
     
    베트남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 30년간 베트남에 상륙한 태풍 중 야기가 가장 강력했다"고 전했다.
     
    베트남 기상 당국은 향후 24시간 동안 북부 랑선성, 까오방성, 옌바이성, 타이응우옌성 등지에서 208~433㎜의 폭우가 더 쏟아져 홍수가 발생할 위험성이 크다고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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