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주 기자방범 시설이 취약한 주택가와 상가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택배 물품을 훔친 50대 남성이 붙잡힌 가운데 택배 주문이 늘어나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물품 도난 사고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6월 말 새벽 시간에 주택가를 서성이던 50대 A씨는 다른 사람의 택배 물품을 들고 자신의 거주지로 향했다. 이처럼 A씨는 2021년부터 3년 동안 광주 서구와 남구 일대에서 CCTV나 공동현관 잠금장치가 없는 주택가와 상가를 돌며 70여 차례에 걸쳐 다른 사람의 택배 물품을 훔쳤다.
A씨는 일정한 수입이 없었지만 가족에게 돈을 빌려 원룸 3곳을 구한 뒤 훔친 물품을 보관했다. A씨는 물품을 그대로 방치하거나 일부는 사용했고, 재판매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해당 범행은 유독 분실 민원이 많은 것을 수상히 여긴 택배기사의 신고로 경찰에 덜미를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많게는 50만 원에서 1~2천 원의 소액 물품까지 모두 640여만 원 상당의 물품을 가로챈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경찰에 "단순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범행했다"며 "습관적으로 택배를 훔쳤다"고 진술해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행이 장기간 이어진 만큼 도난 피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동종전과가 있는 A씨를 구속해 추가 범행 여부를 추궁하고 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택배 이용이 많아지는 만큼 절도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시민들은 명절 기간 집을 비울 때 직접 택배 물품을 받을 수 없어 도난이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광주 서구에 거주하는 한 20대 시민은 "요즘 택배 분실·도난 사고가 빈번해 무인택배함이나 택배 배송 완료 사진을 받는 서비스를 적극 이용한다"며 "택배를 잃어버리면 아파트 경비실이나 CCTV 열람을 요청할 거 같지만 일반 주민으로서는 쉽지 않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가급적 택배 물품을 직접 받되 물품이 도난당했을 경우 적극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광주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택배를 시키면 수령을 위한 택배 장소나 시간을 특정하도록 설정할 수 있는 만큼 되도록 수령인이 직접 받을 수 있을 때 조정해 둘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택배 도난의 경우 소액이라는 이유로 신고가 미비해 피해 사실을 찾기 어렵다"며 "만약 택배를 도난당했다고 생각한다면 적극적인 신고가 피해 보상과 상습절도 피의자 검거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