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에게 추석 귀성 인사를 하는 모습. 황진환 기자국민의힘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18일 "민생에 매진하라는 명령이 추석 민심"이라며 "특검, 계엄, 탄핵의 끝없는 무한 반복은 반대의 길로 내달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19일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본회의 개최를 불사하고서라도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을 강행 처리하려는 등의 공세를 비판한 발언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박 원내대변인의 이 같은 논평과 짤막한 질의응답 외에 별도의 추석 민심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지 않았다. 추석 연휴를 전후에 정부와 집권 여당의 실정(失政)을 비판하는 여론이 높음에도 '한가한 대응'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심의 화두는 단연 민생이었다"라며 "하나같이 국회가 소모적 정쟁을 멈추고 먹고사는 문제에 매진하라고 말씀하셨다"고 추석 민심을 전했다. 그는 "추석 연휴 동안 국민 말씀을 아프게 들었다. 당정이 더욱 단합하여 반드시 민생 협치를 이뤄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심은 민생을 지목했지만, 민주당은 연휴가 끝나자마자 정쟁적 특검법안들을 앞세우고 있다"며 "여야가 이미 합의한 본회의 일정(9월26일)을 무시하고 내일 당장 특검법을 통과시키겠다고 여당과 국회의장까지 겁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 윤창원 기자박 원내대변인의 발언은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이 추석 민심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 발언들에 맞대응한 성격도 띤다. 그는 "민주당 최고위원은 오늘 기자회견을 열어 또 다시 심리적 정권교체, 계엄 운운하며 자극적 발언만 쏟아냈다"며 "특검, 계엄, 탄핵의 무한반복은 민심의 길과 반대로 내달리는 것임을 경고한다"고 대응했다.
하지만 정작 추석 민심이 바라는 민생이 무엇인지 설명은 없었다. 구체적으로 민주당이 처리하려는 법안들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야당과 대비되게 정부와 여당은 정기국회에서 무엇을 하려고 계획하는지, 어떤 정책들에 주안점을 둘 것인지 등에 대한 설명 자체가 부재했다.
그저 '민주당 당직자의 연휴 간담회 발언은 정쟁이고, 무리하고 일방적인 국회 운영'이라는 항변만 존재했던 셈이다.
박 원내대변인은 대신 별도의 입장 발표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야당의 공세를 반박했다. 그는 "국민통합 정신을 되살려야 할 명절에도 야당은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과 대통령 가족을 향한 악의적 비방에만 열을 올렸다"면서 "특히 김건희 여사에 대한 비방은 도를 넘어 인신공격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살 예방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고 구조 관계자를 격려 방문한 것을 왜곡해 '권력놀이'로 규정하거나, 발달장애아동 생활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한 것을 두고 '특검조사실에 가라'는 식으로 논평하는 것은 공당의 건전한 비판 기능을 한참 넘어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이처럼 김 여사에 집착하는 이유가 특검 정국을 조성해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것임을 많은 국민이 눈치채고 있다"고 강변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브리핑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추석 민심 기자간담회를 집권 여당이 안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김민석(최고위원)이 개인적으로 기자회견을 연 것으로 이해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 내용은 정부에 대한 비판, 대통령 가족에 대한 비난 일색. 정당한 추석 민심에 대한 평가라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추석 밥상머리 민심'을 묻는 질문에 "내일 최고위 회의도 있어서 수시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답변을 뒤로 미뤘다.
한지아 대변인은 박 원내대표의 브리핑 이후 별도의 브리핑을 통해 "추석 연휴 마지막날 민주당 최고위원이 '심리적 정권교체'를 운운하며 또다시 정쟁에 시동을 걸었다"고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의료공백에 대한 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며 "추석연휴 기간 동안에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의료계 주요 인사들과 비공개 만남을 이어가며 여야의정 협의체의 조속한 출범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