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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일반

    기후변화·AI의 역습…전력 빈곤 사회

    편집자 주

    '전기'가 미래 경쟁력, 電맥경화 이대로 괜찮은가. 예상을 뛰어넘는 무더위를 겪으면서 전력수급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이 예전 같지 않다.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發 전력수요 급증까지 예고되면서 전기는 물, 공기 만큼이나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재에 비유되기도 한다. '전력 확보'가 곧 '그 나라의 경쟁력'으로 평가 받는 사회에서 우리는 얼마나 대처하고 있는지 짚어본다.

    [電맥경화, 이대로 괜찮은가①]
    8월 최대전력수요 잇달아 경신…9월에도 이어진 폭염
    예상보다 빨리 닥친 기후변화 속 전력수요 급증
    '전력 의존도' 높은 첨단 산업…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

    한국전력 제공한국전력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기후변화·AI의 역습…전력 빈곤 사회
    (계속)

    기후위기 경고등이 현실로 닥쳤다. 기후변화는 전력수요 급증이라는 또 다른 위기를 낳았다. 과거와 달리 전력의존도가 높은 첨단산업의 발달도 동시에 밀려오면서 '전력'수요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폭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추석에 한여름 더위…"최저수요 걱정이 웬 말"

    지난 추석연휴 기간 한낮 최고 기온은 33~36도 사이를 기록하며 곳곳에서 총 21곳에서 9월 최고기온 기록이 경신됐다. 목포의 경우는 기상 관측 이래 120년 만에 9월 최고기온을 경신하는 등 무더위의 기세가 매서웠다.
     
    때늦은 더위에 자연스레 에어컨 사용은 늘어났고,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18일 사흘간 최대 전력수요는 평균 70.3GW(기가와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추석 기간인 9월28~30일에 기록한 54.4GW보다 29.2% 높은 수준이다.
     
    9월 전력수요 급증은 이미 예고됐던 일이기도 하다. 지난 여름 늦게까지 이어진 폭염에 총수요가 100GW를 넘기는 등 지난 한 달 동안에만 전력수요 최대치를 5차례 잇달아 경신한 바 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예측가능성을 뛰어넘는 기후 변화에 전력수급 계획을 짜야 하는 전력당국의 고민도 깊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추석 연휴 기간 전력수요가 급격히 낮아질 것을 우려해 '가을철 전력계통 안정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이례적인 무더위로 오히려 전력 수요가 늘어난 꼴이 됐다.
     
    '100GW'가 뉴노멀이 됐다는 말이 등장할 만큼 전력수요 급증이 올 한 해 일회성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점이 안정적인 전력수급에 대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간담회 자리에서 "폭염으로 인한 특수 상황이 앞으로 계속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문제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 말했다.

     기후변화도 버거운데…첨단산업 발전에 전력수요 급증

    전력수요는 기후변화라는 한 축 외에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 등 첨단산업 확대라는 측면에서도 봐야 한다.

    이들 산업의 특징은 과거 다른 산업들과 달리 전력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석유화학의 전력의존도 14%, 철강‧비철금속 44%, 광업의 경우 62% 수준이다. 하지만 첨단산업으로 넘어오면 얘기가 달라진다. 반도체 83%, 디스플레이 85% 등 첨단산업은 '전력'이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력 의존도가 높다.
     
    데이터를 저장 처리하는 데이터센터를 흔히 '전기 먹는 하마'로 비유하는데, 챗GPT가 질문 1건에 대한 답변을 처리할 때 쓰는 에너지가 구글 검색 1건의 10배 수준, 이미지 생성은 60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생성형 AI가 도입 시기인 점을 고려하면 AI사용이 확산 될수록 전력 수요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전력량을 1000테라와트시를 초과할 수 있으며 이 같은 사용량은 2022년 전력량의 두 배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 카카오 제공데이터센터. 카카오 제공
    한국의 경우에도 반도체 및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가 2030년에는 2023년 수요의 2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12월말 기준 국내 150개 데이터센터의 용량은 1.9GW인데, 2029년에 무려 732개까지 늘어나면서 용량은 49 GW까지 늘어날 것으로 봤다.

    결국 전력 확보가 기반이 돼야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경쟁력도 선점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경협은 "전력의존도가 높은 첨단산업의 투자 선결조건은 전력인프라 확보"라면서 "정부가 첨단산업 특화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데 첨단산업은 타산업 대비 전력의존도가 높아 신규 전력수요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AI 데이터센터 등의 새 전력 공급원으로 태양열·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등이 부각되고 있는 데, 이외에도 과도기 천연가스 확대 등 전원 다각화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도 나온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반도체나 전기차,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분야는 3~4년 내에 승부가 나는 분야인데 원전이나 신재생에너지 등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방법들이다"라며 "이들 산업을 위해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수급할 체제를 구축해야 하는데 거기에 대한 어떤 시그널이 없다.  짧은 기간 내에 당장 적용할 수 있는 LNG 발전 등을 확대하는 방안 등 전원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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