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북한 김여정 부부장이 24일 미국의 핵잠수함에 대한 자신들의 정찰능력을 과시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이날 북한의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부산항에 나타난 이상 물체 : 미국의 전략자산들은 조선반도 지역에서 자기의 안식처를 찾지 못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담화를 냈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국가수반의 직속 독립정보기관인 항공우주정찰소는 지난 23일 10시 3분 10초 한국 부산항의 상시 주목대상인 어느 한 부두에서 이상 물체를 포착했으며 그 정찰자료를 보고했다"면서 "미 항공모함이 계류하군 하던 부두에 핵잠수함이 출현한 것"이라고 말햤다.
전날 부산 해군기지에 입항한 미 해군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버몬트함을 북한의 항공우주정찰소가 포착해 정찰자료를 보고했다는 것이다.
김 부부장은 "2020년에 취역한 이래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 본 적이 거의 없는 이 최신 핵잠수함이 사상 처음으로 부산작전기지에 나타난 것을 결코 '유람항행'으로 볼 수는 없다"며 "미국의 광기적인 군사 전략적 기도를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미국의 최신핵잠수함이 다름 아닌 한국에 기항한 것"은 "패권적 특세를 '향유'하려는 미국의 야망이 극대화되고 있는데 대한 증명"이라며 "국가의 안전이 미국의 핵위협공갈에 상시적으로 노출되어있기에 외부로부터의 각이한 위협에 대응하고 견제하기 위한 우리의 핵전쟁억제력은 질량적으로, 지속적으로 그리고 한계 없이 강화되어야만 하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김 부부장은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의 모든 항과 군사기지들이 안전한 곳이 못 된다는 사실을 계속해 알리도록 할 것"이라며 "미국이라는 나라는 결코 '안전의 대명사'가 아니다"라고 위협했다.
김 부부장이 핵잠수함의 입항시간에 대해 '23일 10시 3분 10초'라고 자세히 언급한 것은 북한의 정찰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다만 입항 사진 등 직접적인 증거는 공개하지는 않았다.
북한이 애써 자신들의 정찰 능력을 과시한 데는 정찰위성 만리경-1호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의식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월 신원식 당시 국방부장관은 북한이 쏘아올린 만리경-1호에 대해 "일 없이 돌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북한에서 군사정찰위성을 관장하는 항공우주관찰소가 국가수반, 즉 국무위원장 직속이라고 언급한 점도 눈길을 끈다. 항공우주관찰소의 해당 정찰자료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고됐음을 시사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 핵잠수함 버몬트함의 부산 입항에 대한 반발이며, 정찰위성이 24시간 한반도를 감사하고 있다는 과시"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