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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생보다 대학원생이 더 많아…최악의 中 청년실업

아시아/호주

    학부생보다 대학원생이 더 많아…최악의 中 청년실업

    핵심요약

    6년새 대학원 진학 61.5% 급증…명문대일수록 대학원생 급증
    고학력 인재 요구와 고등교육 열망 때문? 졸업하면 즉시 실업자
    통계 산정방식도 바꿨는데 연일 최고치 갈아치우는 청년실업률
    취업실패 고학력 청년 백수 뜻하는 '꼬리 썩은 아이' 신조어까지
    '농촌으로 가라' 다시 등장…청년층 눈높이 못맞추는 당국 대책

    연합뉴스연합뉴스
    경기 침체로 중국 청년층의 실업률이 날로 치솟고 있다. 취업문이 좁아지자 졸업을 미루고 대학원에 진학하는 청년층이 늘어나며 일부 대학에서는 학부생 보다 대학원생이 더 많아지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학부생 보다 대학원생 많은 명문대 속출…고등교육 열망?


    26일 중국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신규 모집한 전국의 대학원생은 전년 대비 4.76% 증가한 130만 1700명이었다. 이 가운데 박사과정은 15만 3300명으로 전년 대비 10.29% 증가했고, 석사과정은 114만 8400명으로 전년 대비 4.07% 증가했다.

    지난 2017년 신규 모집한 대학원생은 80만 6100명으로 박사과정 8만 3900명, 석사과정 72만 2200명이었다. 6년 만에 대학원에 진학한 인원이 61.5%(박사과정 82.7%, 석사과정 59%) 급증한 것.

    최근 몇년새 대학원 진학 인원이 급격히 늘어나며 일부 대학에서는 대학원생이 학부생을 초과했다. 간쑤성 란저우대의 경우 올해 사상 처음으로 대학원생 수가 학부생 보다 더 많아졌다.

    또, 상하이 푸단대는 지난해 기준 학부생이 1만 5303명인 반면, 석사과정 대학원생은 1만 5621명, 박사과정은 1만 3463명으로 대학원생이 전체 학생의 67%였다.

    항저우 저장대 역시 올해 기준 학부생 2만 6762명, 석사과정 대학원생 2만 729명, 박사과정 1만 7442명으로 대학원생 비율이 61%를 차지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교인 베이징 칭화대도 지난해 신입 대학원생이 1만 2069명으로 학부 신입생(3760명)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제일재경은 대학원생이 학부생을 초과하는 현상은 명문대가 더 두드러지는데 소위 '일류 대학'으로 분류되는 전국 28개 명문대의 대학원생 수가 학부생 보다 더 많다고 전했다.

    제일재경은 그러면서 "고학력 인재에 대한 사회의 요구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고, 고등교육을 받기를 열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대학원 입학 규모도 확대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학부보다 대학원 입학자가 더 많은 현상은 과학연구 역량이 뛰어나고 석박사 과정이 많은 연구중심대학에서는 이미 흔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졸업하면 즉시 실업자…고학력 청년백수 = '꼬리 썩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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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외부의 시선은 다르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중국 청년층의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졸업을 미루고 대학원에 진학하는 인원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광둥성 선전시의 한 고등교육 컨설턴트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 둔화 속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는 대졸자는 즉시 실업자가 되는 추세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편으로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것이 일자리를 찾는 데 진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회피적인 사고방식"이라고 분석했다.

    대만 펑지아대 린찬후이 교수는 "중국에 너무 많은 석·박사가 배출돼 고급 일자리 경쟁률만 치열해지고 아무도 저급 일자리는 원하지 않는다"면서 "점점 더 많은 석·박사가 방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학원 졸업자들 조차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자 광시사범대, 네이멍구사범대, 선양 리궁대, 시안국제학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통상 2년인 석사과정을 3년으로 늘리고 있다.

    중국의 청년 실업 문제는 통계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지난 8월 청년(16~24세) 실업률은 18.8%를 기록하며 통계 산정 방식을 바꾼 뒤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6월 청년(16~24세) 실업률이 21.3%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로 치솟자 청년 실업률 공개를 중단한 뒤 지난해 12월부터 청년실업률 산정에서 재학생을 아예 제외했다.

    특히, 올해 여름에는 사상 최대인 1179만명의 대졸자가 취업시장에 풀려 취업문은 더욱 좁아지고 있는데 최근에는 고학력의 청년 백수를 뜻하는 '란웨이와'(爛尾娃)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란웨이와는 직역하면 '꼬리 썩은 아이'로 고등교육을 받고 취업 시장에 나섰지만 취업에 실패한 청년, 즉 '끝(꼬리)이 좋지 않은' 청년을 뜻한다.

    최근 몇년간 부동산 시장 침체로 중국 전역에서 미완성 아파트가 속출하자 '꼬리 썩은 건물'이라는 의미의 '란웨이러우(爛尾樓)'라는 말이 생겨났고, 이를 빚대 '란웨이와'도 등장했다.

    '농촌·중소기업·유연근무'…당국 대책은 청년층 눈높이 못맞춰


    날로 심각해지는 청년실업 문제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중국 당국도 대책을 내놨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25일 '취업 우선 전략 실시와 고품질 완전고용 촉진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

    당국은 대학 졸업생 등 청년층을 제대 군인, 농촌 노동자, 빈곤층과 함께 취업 지원 '중점 집단'으로 분류해 다양한 방식으로 취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플랫폼노동 등 지역별 유연 고용 시장을 구축해 대학 졸업 후 2년 안에 취업하지 못한 사람이 유연 고용 형태로 취업하면 일정한 사회보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중점 영역과 업종, 도농 기층, 중소기업에 대한 청년 취업·창업을 장려하고 조건이 갖춰진 지방은 농촌 중소기업에 취업한 대학 졸업생에 대한 정책적 지원 강도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농촌이나 지방, 중소기업 취업 지원, 그리고 풀타임 정규직이 아닌 유연 고용 확대 등은 이전에도 여러차례 제시된 해법이라는 점에서 안정된 일자리를 원하는 고학력 청년층의 눈높이에 맞추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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