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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기업엔 대출 중단…경제판도 뒤흔드는 기후금융[기후로운 경제생활]

경제 일반

    화석연료 기업엔 대출 중단…경제판도 뒤흔드는 기후금융[기후로운 경제생활]

    핵심요약

    네덜란드 최대 은행 ING, 파격 탈탄소·탈화석연료 정책 발표
    2026년부터 화석연료 기업 대출 중단 및 배출 기준 강화 밝혀
    최근에는 ING, BNP파리바 등 은행도 기후소송 타깃
    한국, 재생에너지 투자가 화석 연료의 1/4에 불과
    KB금융그룹, 탄소중립 선언하고도 이행하지 않는 세계 60대 은행에 꼽히는 불명예
    일관성 있는 정책 통해 기후공시와 금융 배출량 관리 필요해

    ■ 방송 : 유튜브 실컷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최서윤 CBS 경제부 기자


    ◆ 홍종호> 다음 두 번째 소식으로 넘어갈까요?

    ◇ 최서윤> 화석연료에 대한 대출 중단, 은행의 결단 배경은? 네덜란드 최대 은행이면서 세계 20대 금융기관에 들어가는 글로벌 은행 그룹이죠. ING에서 파격적인 탈탄소 탈화석연료 정책을 내놓았다는 그런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내용을 좀 살펴볼게요. 일부 석유가스 기업에 대한 배출 제한을 원래도 조금씩 하고 있었지만 제한을 더 강화하고요. 그다음에 넷제로 목표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확실히 감축하지 못하는 기업은 대출을 아예 중단할 수도 있다 이렇게 밝혔어요. 그래서 기후변화를 심화하는 사업에 투자를 줄이고 이 투자금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쪽으로 흘러가도록 하는 그런 녹색금융의 일환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우리 파리기후협정의 목적 조항인 2조 1항 내용을 한번 보면 '낮은 온실가스 배출과 기후 회복력 있는 개발에 부합하는 금융 흐름을 만들어야 된다' 이런 내용이 있죠. 탄소 중립을 하는 데 어떻게 보면 기업들을 좀 움직여야 되고 기업들을 움직이는 건 돈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금융 부분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녹색금융에 대한 역할 이런 부분이 점차 더 중요해지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 홍종호> 사실 이 기후변화를 금융 리스크의 핵심 요소로 인식해야 한다 이런 얘기는 뭐 그래도 꽤 됐어요. 특히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민간은행, 또 공적 은행들이 기후변화 문제를 단순히 그냥 환경 문제로 보는 게 아니고 이게 앞으로 어떤 분야에 어떤 기업의 산업에 투자할 것이냐를 생각하는 중요한 리스크의 하나로 봐야 된다라는 얘기를 했고요.

    특히 마크 카니(Mark Carney)라고 하는 이분이 아주 역할을 크게 했는데 이분이 아주 젊은 시절에 이미 젊은 나이에 캐나다 중앙은행의 총재를 지내고 또 영국으로 건너와서 영란은행의 총재까지 지낸 대단한 분이에요. 그런데 이분이 이런 얘기를 많이 하죠. 민간금융기관이 이윤 극대화를 위해서도 기후변화를 자신들의 신용평가 리스크에 아주 중요한 부분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런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 홍종호> 그런데 문제는 이런 것이 실천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이런 얘기죠. 특히 한국 같은 경우 보면 제조업 비중이 크죠. 이미 제조업 분야에 들어간 대출 투자액이 굉장히 많이 있죠. 금방 회수하기도 힘들죠. 또 은행 같은 경우는 중소기업에 대출한 부분이 굉장히 커요. 그런데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또 정보도 부족하고 자금도 부족하고 하니까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적극적인 기술 투자나 이런 걸 잘 못하죠.

    그러다 보니 말은 많이 있는데 정말 실천이나 이런 것들이 제대로 안 되는 그래서 최근에는 이게 상당히 중요한 용어인데요. 금융 배출량이라는 개념이 있어요. 이게 영어로 financed emissions라고 해가지고 금융기관이 돈을 대출을 해주거나 투자를 하거나 채권을 구입했는데 그렇게 조달된 자금으로 탄소 배출을 하는 산업에 투자를 하는 겁니다.

    ◇ 최서윤> 석탄금융에 투자를요.

    ◆ 홍종호> 그렇죠. 대표적으로 석탄화력발전소 같은 경우죠. 그러면 결국 그거는 금융기관이 탄소 배출을 하는데 계속 그걸 촉진하는 방향으로 돈을 제공해 주고 있으니 이거는 금융기관의 책임이다, 라는 식의 인식이 집약된 용어가 바로 금융 배출량이라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 금융기관의 금융 배출량을 앞으로 해당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로 삼겠다는 이런 흐름들이 또 나타나고 있기도 하죠.

    그런데 그 와중에 이런 흐름이 있는데 ING은행은 좀 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좀 더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기후금융을 실천하겠다 이런 의지를 밝힌 거군요.


    ◇ 최서윤> 네.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사실 공공에서 먼저 시작한 게 있어요. 유럽도 보면 유럽연합이 아무래도 이 녹색 전환에 좀 어젠다를 끌고 가는 입장인데 2019년에 유럽투자은행이 발표해요. 2022년부터 화석연료 쪽 투자를 중단하겠다 라는 발표를 2019년에 했었거든요.

    ◆ 홍종호> 2019년이 유럽연합 EC, 유럽위원회가 앞으로 우리는 그린딜로 간다고 선언한 그 해입니다. 그린딜이 뭐냐 하면 기후 쪽으로 경쟁력을 키우겠다. 기후에서 성장을 견인차를 삼겠다. 뭐 이런 얘기를 한 거죠. 그러니까 이런 식의 금융 쪽에서도 호응해서 그런 얘기를 한 거겠죠.

    ◇ 최서윤> 네. 유럽은 어떻게 보면 말뿐인 어젠다가 아니라 정말 몇 년 계획에 맞춰서 지금까지 추진해왔다고 볼 수 있는 건데 ING는 일단 민간의 참여잖아요. 얼마나 실효성 있는 그런 약속을 내놨는지 내용 조금 더 살펴보시겠습니다.

    보시면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른 대출 기준 강화를 2026년부터 적용한대요. 그러면 뭔가 배출량을 분석하는 게 있어야 되는 거잖아요. 작년에 자체 데이터 분석 도구를 개발했대요. esg.x라는 도구를 개발했고 약 2천 개 주요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공시된 기후 관련 데이터를 분석했겠죠. 그리고 장기적으로 2년간 이 모니터링과 경영 참여를 해서 탈탄소 약속을 이행하라고 독려를 일단 하고 만약에 2년 뒤에 그 전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대출을 끊겠다, 이렇게 방법론도 제시한 거예요.

    이런 분석이 가능하려면 회사의 정보를 요구해서 받아야 되잖아요. 2천 개 기업 중에 한 절반 정도 기업은 정말 이걸 평가할 수 있는 양질의 정보를 제공을 고, 3분의 1 정도는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ING은행이 이번 발표에 앞서서 석유 탐사나 시추, 이런 새로운 유전을 개발하는 우리 상위 공정이라고 하죠. 업스트림 석유, 가스에 대한 자금 조달을 중단한다 이런 발표도 했었거든요. 다만 이런 기업들이 녹색 사업을 제대로 추진을 좀 하면 대출을 일부 해줄 수도 있다, 이런 그런 계획입니다.

    ◆ 홍종호> 유럽에서는 공적 은행들에서 기후금융 중요하다, 탄소 배출하는 그런 분야에는 기업에는 대출해 주지 마라 투자하지 마라 이런 얘기를 한 거고, 또 사실은 시민단체 역할도 중요한 거 아닌가요?

    ◇ 최서윤> 유럽에서는 기후변화 대응에 의해서 청년들이나 시민단체에서 되게 목소리를 많이 내고 있잖아요. 그게 정말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지난번 국가를 겨냥한 기후 소송에서 아시아 최초로 결실을 맺었다, 이렇게 우리는 평가가 됐는데 유럽에서는 기후 소송이 아예 민간 기업을 겨냥해서도 좀 활발합니다.

    ◆ 홍종호> 정부만이 아니고 민간 기업을요.

    ◇ 최서윤> 기업에도 실질적인 변화를 유도하려면 기업을 상대로 해야 되는 거죠.

    ◆ 홍종호> 기업에도 금융기관도 포함되는 거 아니에요 이게 중요한 포인트 아니겠어요?

    ◇ 최서윤> 맞습니다. 지금 여기 띄워드리는 기사를 좀 볼게요. 쉘 있죠. 세계 최대 메이저급의 영국계 석유 회사인데 이 쉘을 상대로 소송을 내서 승소했던 기후 활동가들이 다음 타깃으로 ING를 지목한 겁니다.


    ◆ 홍종호> 굉장히 스마트하네요. 그렇죠 돈 대주는 데를 이제는 잡아야 되는.

    ◇ 최서윤> 올해 1월 소식이에요. 그러니까 이때 이 ING를 타깃으로 했다는 기사가 난 다음에 주가가 1% 이상 떨어졌다고 하거든요. 그러고 몇 달 뒤인 최근에 ING가 이렇게 발표를 한 게 우연이라고 볼 수는 없겠죠.

    이런 일들이 꽤 많이 있어요. 유로 통화권 최대 규모 은행인 프랑스 BNP파리바에서도 화석연료 기업에 자금 지원을 한다는 이유로 은행으로서는 최초로 기후 소송을 당해서 지금 소송 중이라고 합니다. BNP파리바도 최근에 환경 규제가 없는 채권 발행은 인수하지 않겠다 이런 좀 후속 조치를 밝혔는데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좀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홍종호> 확실히 유럽은 이런 기후 소송도 활발하고 또 기업들의 탄소 감축 노력도 굉장히 활발하고 금융기관들도 자신의 이 금융 행위가 기업들의 탄소 배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다 모니터링하고 실제 줄여가려는 그런 노력들도 하는데 미국은 상대적으로, 물론 이런 흐름이 없는 것은 아니고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 SEC도 ESG 기후 공시해야 된다 이런 얘기를 계속 하고는 있지만 아무리 봐도 확실히 미국은 일단 유럽과는 달리 자체 내에서 이 화석연료 시장이 크잖아요. 석유도 많이 나오고 셰일가스도 나오고 하니까 역시 유럽만큼은 적극적으로 기후금융에 있어서도 그런 아주 가시적인 실천적인 모습은 조금 상대적으로 덜하지 않나 이런 모습이 보이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 최서윤> 네. 그리고 우리나라 현황에 대해서도 그래서 조금 더 말씀드리려고 해요. 지금 말씀하셨듯이 월가에서 사실은 화석연료 관련해서 녹색금융 때문에 돈을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는 그런 추세가 사실은 있었는데요. 우리나라 현황도 안타깝게도 보면 유럽보다는 다른 방향으로 좀 가고 있다는 판단이 듭니다.


    ◇ 최서윤> 얼마 전에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에서 조사 결과를 내놓은 게 있어요. 우리나라가 재생에너지 투자의 신규 투자의 규모가 화석연료의 4분의 1 수준이었다는 그런 지적을 내놨습니다. 2022년 기준의 재생에너지 투자 금액이 10조 6천억이었대요. 근데 화석연료 투자 금액은 41조 1천억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게 2020년 2년 전이랑 비교를 하면 화석연료는 원래 치보다 4배가량 무려 증가한 수치라고 하고요. 재생에너지는 오히려 감소
    한 거라고 합니다.

    ◆ 홍종호> 이건 참 세계적인 흐름과는 너무 상반되는 그런 수치네요.

    ◇ 최서윤> 더 큰 문제는 최근 들어서는 아예 신규 투자 계획 없는 데도 많고 정부의 지원 사업도 좀 매년 감소하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가 2020년쯤에 탈탄소 해가지고 석탄화력 발전소 건설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던 그런 건설사들도 일부 다른 개도국에서 좀 석탄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는 걸로 그렇게도 얘기가 나오고 있죠. 그런 ODA(공적개발원조) 자금 같은 게 개도국에서는 전력이 필요하다고 해서 그런 돈이 좀 들어가고 있는 그런 면도 있습니다.

    글로벌 환경단체가 공동으로 매년 공개를 하는 보고서가 있습니다. 올해 5월에도 공개가 됐는데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도 지난해에 화석연료 산업에 어마어마한 자금을 조달한 세계 60대 은행을 고발했어요.

    근데 이 중에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은행이 들어가 있습니다. KB금융그룹이 들어갔어요. 아이러니하게도 KB는 2020년에 국내 금융사 중에 최초로 탈석탄 금융을 선언해서 화제 됐어요. 그래서 그리고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은행 간 연합인 탄소중립은행연합의 창립 멤버예요. 그런데 KB금융은 이번 보고서에서 탄소중립은행연합에 가입한 은행 중에 유일하게 탈탄소 목표를 설정하지 않은 기업으로 꼽혔습니다.


    ◆ 홍종호> 상당히 이건 치욕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네요.

    ◇ 최서윤> 작년 KB금융이 보유한 전체 자금의 0.22%가 화석연료 산업에 흘러간 걸로 조사가 됐어요. HD현대오일뱅크, 미국 리오그란드 LNG 프로젝트 여기에 한 2천억대 이상의 자금을 지원했고 이외에도 심해 석유가스 시추나 그다음에 프래킹, 수압파쇄법이라고 하는 미국 대선에서 큰 이슈죠. 여기에도 8,100만 달러가 들어가고 메탄가스 확장 이런 사업들에도 자금이 많이 투입됐다고 합니다.

    ◆ 홍종호> 결국 지금 말씀해 주셨지만 탄소중립은행연합에 가입을 했으면서 탈탄소 목표를 설정하지 않은 유일한 기업이다 이런 것들이 굉장히 좀 뼈 아프게 들리고요. 과연 이것이 왜 이럴까? 저는 결국은 정부 정책의 일관성 부재, 결국 우리나라 금융권을 우리나라 기업을 우리나라 시장을 어느 방향으로 끌고 가고자 하는가에 대한 분명한 목표 설정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겠나 이런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어요.

    사실은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시장 자체가 지난 한 3년 사이에 계속해서 축소되고 있고 정부의 이쪽 분야에 대한 예산도 줄어들고 있고 이런 것들을 왜 금융기관이 왜 기업들이 모르겠습니까? 정부가 재생에너지 시장을 청정 산업을 키우려는 그런 노력들을 별로 하지 않는구나. 시장에 대한 시그널이 너무 약한 거죠.


    ◇ 최서윤> 그러다 보니 금융기관들도 여기에 대한 어떤 금융 배출량을 줄여야겠다는 이러한 노력을 더디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런 것이 이런 금융기관들의 모습 속에서도 해외 선진국의 금융기관과 다른 그런 행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특히 이 기후 공시가 지금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일어나고 있는 시점에 아직 우리나라는 로드맵이 없잖아요. 미국도 있고 유럽도 있고 심지어 중국도 있는데 일본도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이 이런 것이 없다는 것이 시장이 주는 시그널이 너무나 명확하지 않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좀 더 정부가 적극적으로 앞으로 기후 공시를 포함한 금융권이 선제적으로 기업들의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이러한 기후금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들을 좀 보여줬으면 하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됩니다.

    ◇ 최서윤> 맞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이 정권이나 이념하고 상관없이 국익 관점에서, 그러니까 조금 더 실용적으로 접근을 해야 우리 기업들도 앞으로 더 준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내용을 보면서도 계속 듭니다.

    ◆ 홍종호> 계속해서 이 기후금융 관련된 논의는 좀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CBS 최서윤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서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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