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연합뉴스오는 11월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정상회담이 추진된다. 또 내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한 시 주석의 방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1월 페루 APEC 정상회의서 한중 정상회담 공감대
외교부에 따르면 조태열 외교부장관은 28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참석차 방문한 미국 뉴욕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장관)과 회담을 갖고 양자 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조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중간에는 올해 APEC 정상회의 등 계기에 양호한 교류의 흐름을 이어가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오늘 (왕이) 부장과의 대화가 11월 APEC 정상회의 시 한중 고위급교류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고 이를 구체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이에 "중국은 한국이 내년 APEC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을 지지하고 지역 경제 통합 과정을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도 정상회담 개최를 논의했지만 시 주석의 일정 문제로 결국 불발됐다. 당시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회의장에서 만나 3분가량 환담을 나누는데 그쳤다.
이후 지난 5월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권력서열 2위 리창 국무원 총리가 한국을 방문하고 조 장관도 중국을 찾는 등 양국간 고위급 교류가 재개되면서 양국 관계가 개선 국면에 접어든 만큼 올해 APEC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보다 높아졌다.
실제로 왕 부장도 이번 회담에서 "올해 초부터 한중 양국의 다양한 분야 교류와 협력이 더욱 활발해지며 양국 관계가 긍정적인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양측의 노력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고 결과도 좋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시진핑 11년만 방한 놓고 中 긍정적 시그널 잇따라
뉴욕에서 만난 한중 외교장관. 연합뉴스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내년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참석차 시 주석이 방한할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4년 7월 방한 이후 10년 넘게 한국을 찾지 않았다.
왕 부장은 지난 18일 중국을 방문한 국회 한중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시 주석의 한국 방문과 관련해 'APEC 정상회의가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단의 한 의원은 "왕 부장이 '시 주석이 한국을 방문할 수 있게끔 한국이 APEC을 잘 활용해달라'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그동안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APEC 정상회의에 매번 참석해 왔다.
시 주석 스스로도 지난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당시 윤 대통령의 방한 요청에 "방한 초청에 기쁘게 응할 것"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지난해 9월 중국을 찾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만나서도 "방한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일 시 주석의 방한과 관련해 "충분한 준비를 하고 적합한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또 '풍성한 성과'를 얻을 필요가 있다"며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런데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번에 조 장관을 만나 "경주 APEC 정상회의가 '풍성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 방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