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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명 사용·아이폰 비번 함구…마세라티 뺑소니 사망사고 경찰 수사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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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명 사용·아이폰 비번 함구…마세라티 뺑소니 사망사고 경찰 수사 난항

    주거지와 직업, 소득, 해외 출국기록 등 행적에 의문투성이
    조력자가 알던 이름 실제와 달라 수사 초기 혼선
    조력자들 사기 범죄 전력에 수시로 동남아 오간 정황도
    핵심 증거 휴대폰 비밀번호 함구…경찰 수사 확대 검토
    경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도 검토 예정"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30일 '마세라티 뺑소니 사망사고' 관련 브리핑이 진행돼 광주 서부경찰서 조영철 교통과장이 발언하는 모습. 김수진 기자광주 서부경찰서에서 30일 '마세라티 뺑소니 사망사고' 관련 브리핑이 진행돼 광주 서부경찰서 조영철 교통과장이 발언하는 모습. 김수진 기자
    광주 오토바이 뺑소니 사망사고 피의자가 사고 전후 행적을 담은 휴대전화의 비밀번호 제공에 협조하지 않으면서 경찰 수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불분명한 주거지와 직업, 소득, 잦은 해외 출국 기록 등에서 여러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사기 등 다른 범죄 연루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경찰 수사가 시험대에 올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30일 ' 마세라티 뺑소니 사망사고' 관련 브리핑을 열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로 구속된 운전자 김모(32)씨와 범인도피 혐의로 각각 입건된 조력자 오모(33)씨 등 3명에 대한 수사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조력자 가운데 마세라티 동승자를 제외한 모두가 최소 2번 이상 사기 범죄 등으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확인됐다. 더욱이 수시로 태국과 캄보디아 등 동남아를 오간 정황이 알려진 데다 범행 직후 이들이 김씨의 태국 도피를 도운 정황도 드러났다.

    또 차량을 빌려준 지인은 사건 당일 태국으로 출국해 진술 확보에 어려움이 생기는 등 이들이 해외에 거처를 둔 조직적인 범죄 집단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27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뺑소니 사망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도주치사상)를 받은 30대 마세라티 운전자가 유치장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27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뺑소니 사망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도주치사상)를 받은 30대 마세라티 운전자가 유치장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무엇보다 사건 발생 이후 김씨가 인천공항에 도착하기까지 17시간 동안 사용된 것으로 확인된 휴대전화는 비밀번호를 알 수 없어 포렌식 등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

    김씨가 사용한 휴대전화는 아이폰으로 보안 수준이 높아 직접 비밀번호 잠금을 해제하지 못하면 사실상 포렌식이 어렵다. 김씨는 경찰에 계속해서 "비밀번호를 알려 줄 수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력자의 휴대전화에 대해서는 포렌식 등을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밝히지 않은 모습은 뺑소니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사죄한다'는 취지의 반성문도 제출한 점과 대비된다. 또 김씨는 스스로 직업이 없다고 밝혔지만 생활비 등의 출처에 대해서는 응답하지 않고 있다.

    김씨가 지인 A씨에게 빌렸다는 마세라티 차량은 서울 소재 한 법인 차량으로 등록돼 있는데 A씨에게 전달된 경위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A씨와 김씨 모두 해당 법인과 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4일 밤 9시쯤 태국으로 출국한 뒤 연락이 닿지 않아 뺑소니 사고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범죄 혐의점에 대한 구체적 단서가 파악되지 않아 태국 경찰과 인터폴에 공조 요청은 하지 않은 상태"라고 응답했다.

    '광주 뺑소니 사망사고' 마세라티 조력자 오모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광주 뺑소니 사망사고' 마세라티 조력자 오모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건 발생 다음 날인 25일 밤 9시까지 출국금지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데에 대해 경찰은 "신원 파악 과정에서 피의자의 신원과 조력자가 말한 신원이 일치하지 않아 차질이 생겼다"고 답했다.

    김씨를 대전까지 데려다준 조력자 김모(32)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피의자 김씨의 이름을 다르게 알고 있어 수사 과정에서 혼선이 생겼다. 김씨는 오래전부터 예명을 쓰고 신분을 숨긴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광주 북구청에서 정기적으로 실거주 여부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김씨는 자신의 주소지에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지난 2일 거주불명자 처리됐다.

    김씨는 24일 오전 9시 30분쯤과 오후 7시쯤에 두 차례에 걸쳐 출국을 시도하려다가 자신이 출국 금지 대상이 되어 있을 것을 우려해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밀항 등 출국 시도 정황은 따로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28일 도로교통공단에 차량 과속 여부에 대해 긴급 감정을 의뢰했다"며 "과속 여부와 함께 위드마크 기법을 적용한 음주 여부를 면밀히 확인하고 도피 조력자는 혐의의 경중을 확인해 신병 처리를 재차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경찰은 사고를 낸 피의자 김씨에 대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 적용에 대해서도 검토한다. 경찰은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법률적 검토를 할 예정"이라며 "도주 가담자 외에 또 다른 조력자가 있는지도 추가로 수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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