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북한은 물론 남한 일각에서도 2국가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남북한이 분단된 '현재대로가 좋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31.2%에 이른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우리 국민 10명 중 3명은 남북이 사실상 2개 국가로 분단된 '현재대로가 좋다'고 생각한다는 뜻으로, 해당 조사 실시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2일 발표한 '2024년 통일의식 조사'에 따르면, '통일에 대한 생각은 다음 중 어느 것에 가장 가깝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으로 '현재대로가 좋다'고 답변한 사람이 31.2%로 지난해의 28.4%보다 2.8%p 상승했다. 31.2%의 응답은 지난 2007년 관련 조사 이래 최고 수준이다.
'여건이 성숙되기를 기다려 점진적으로 통일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45.6%로 가장 높았으나, 과거 조사와 비교할 경우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관심이 별로 없다'는 응답은 11.3%로 관련 조사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통일이 가능한 시기와 관련해 '3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응답과 '불가능하다'는 응답 비중은 각각 31.4%와 39%로 두 수치 모두 2007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같은 맥락에서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 또한 '매우'와 '약간'을 합해 36.9%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 20대에서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47.4%로 절반에 육박했고, 필요하다는 응답은 22.4%에 그쳤다.
통일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로는 '통일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33.9%)을 꼽은 응답이 가장 많았고 '통일 이후 생겨날 사회적 문제'(27.9%), '남북 간 정치체제의 차이'(19.2%) 등이 그다음이었다.
통일의식 조사결과를 발표한 김범수 서울대통일평화연구원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간 갈등과 긴장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통일의 필요성과 통일이 가져다 줄 이익에 대한 기대감, 통일 이후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 통일의 가능성 등에 있어 전반적으로 부정적 인식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 갤럽이 지난 7월 1~23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 조사한 것으로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2.8%다.
한편 북한이 올 들어 남북에 대해 적대적 2국가를 제기한 가운데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최근 통일을 유보하고 남북 2국가론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을 해 파장이 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