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0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등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안경을 올려쓰고 있다. 황진환 기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가 시작 40여 분 만에 파행을 빚으며 정회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일제시대 국적' 논란에 대해 "(일제강점기 당시) 어느 곳에서도 대한민국 국적이라고 하는 부분은 없다"며 사과를 거부하자 야당이 김 장관의 퇴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 장관은 10일 오전 국회 환노위의 노동부 국정감사가 개시된 직후 본격적인 감사에 앞서 일제강점기 시절 국정 관련 발언에 대한 논란에 대해 야당이 입장 표명 및 사과를 요구하자 "이 문제는 매우 복잡한 문제"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앞서 김 장관이 지난 8월 인사청문회에서 "일제시대 선조들의 국적은 일본이었다"고 발언해 청문회가 파행을 빚은 바 있다.
장관 취임 후 환노위 전체회의에 첫 출석했던 지난달 9일에도 사과를 거부하며 "국적 문제는 학술적으로 우선 정리돼야 한다"고 주장하다 퇴장당했다.
이날 본격적인 국감 진행에 앞서 야당 의원들이 관련 질의를 하자 김 장관은 "일본 지배에 대해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일본이) 우리 민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피해를 입힌 것에 대한 우려는 저 또한 다르지 않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에 해외에 나갈 때 국적이 명기될 수 밖에 없는데, 여권에 '일본제국의 여권'으로 표현된 것들이 많았다"며 "당시 우리나라와 맺은 조약이나 일본의 법률, 조선총독부 재령 등에도 대한민국의 국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제가 자기들의 군사력으로 지배하고 있던 곳에 모두 일본 국적을 강제한 것"이라며 "역사적 사실은 그렇지만, 조선 민족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국적이 일본이라고 해서 일본 사람이 됐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0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등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선서문 제출 후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김 장관은 "의원님들이 '김문수가 민족정신 없는 사람 아니냐' 우려하시는데 그렇지 않다"며 "학교 다닐 때도 민족주의 때문에 제적을 당했다"고 덧붙였다.
또 "제가 공부도 하고 전문가들 말도 들어봤지만 의원님 모두를 만족시킬 대답을 드릴 능력은 없다"며 "이 문제는 매우 복잡한 문제로 국회 차원에서 조사와 연구, 공청회 등을 진행해 결론을 내려주시면 따르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야당 의원들이 김 장관의 견해 등을 계속 묻자 여당 의원들이 항희했고, 결국 야당 의원들이 안호영 환노위원장에게 김 장관의 퇴장을 요구한 끝에 감사 개시 40여 분 만에 정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