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하는 MBK파트너스. 연합뉴스고려아연과 경영권을 놓고 분쟁 중인 영풍과 MBK파트너스 연합이 고려아연 지분을 공개매수로 5% 이상 확보했다. 이로써 영풍·MBK는 의결권 기준 과반에 바짝 다가섰고, 경영권 분쟁에서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MBK가 이날 마감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서 총 5.34%가 청약했다. MBK는 해당 지분을 주당 83만원에 모두 사들인다. 이에 따라 영풍·MBK의 지분은 기존 33.13%에서 38.47%로 늘어난다.
현재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의 지분은 대기업 우호지분까지 합쳐 34.05%다. 최 회장 측은 오는 23일까지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선 상태다. 공개매수가격은 영풍·MBK보다 6만원 높은 89만원이다. 최대 매수 목표치는 20%다.
다만 영풍·MBK가 공개매수로 5.34%를 확보하면서 최 회장 측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할 수 있는 지분은 14.66%로 줄어들었다. 기존 자사주 2.40%와 경원문화재단이 보유한 0.04%를 더하면 17.1%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의결권 있는 주식은 결국 82.9%다. 이를 지분율에 따라 계산하면 영풍·MBK의 의결권은 46.4%로 과반에 가깝다.
앞서 시장에서는 영풍·MBK가 공개매수에서 3.5% 정도만 확보해도 최 회장 측의 의결권을 앞서고, 7%가량을 쥐게 되면 과반 지분을 달성해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영풍·MBK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7% 정도를 추가 확보하면 영풍이 보유한 지분까지 더해 최대주주로서 회사를 경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승리의 키포인트로 언급된 지분 7%에는 못 미치지만, 영풍·MBK가 의결권 경쟁에서 일단 우위를 점함에 따라 경영권 확보를 목표로 한 행보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임시주주총회가 그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영풍·MBK가 임시주총에서 새로운 이사진을 선임해 이사회 과반을 장악하면 고려아연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어서다.
연합뉴스현재 고려아연 이사진은 13명으로 영풍 장형진 고문을 제외한 나머지 12명은 모두 최 회장 측 인사다. 고려아연은 정관상 이사 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MBK·영풍이 신규 이사를 12명 이상 선임하면 기존 이사인 장 고문과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는 구조다. 이를 바탕으로 최 회장 등 현재 경영진도 교체 가능하다.
영풍·MBK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제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경영 지배를 공고히 하고 투명한 기업 거버넌스 확립으로 고려아연의 지속 성장과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최 회장 측은 "상대가 제시한 목표치에는 미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추후 적절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