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해양경찰청. 고상현 기자자연산 홍합인 '섭' 채취권을 업자들에게 불법 임대해준 어촌계장들이 적발됐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수산업법위반과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제주시 추자면 모 어촌계장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추자면에 어촌계가 5곳 있는데 모두 3곳이 연루됐다.
이들은 2021년부터 최근까지 4년간 추자도 인근 해상 마을어장에서 홍합을 채취할 수 있는 권리를 수산물유통업자 6명에게 불법으로 넘겨준 혐의다. 업자 6명도 함께 검찰에 송치됐다.
수사 결과 이들은 매년 업자들에게 각각 4천만 원~7천만 원을 받고 홍합 채취권을 넘겨줬다. 마을어장 홍합채취사업은 어촌계에서 직접 운영해야 하는데 불법 임대해준 것이다.
추자도는 인기를 끄는 자연산 홍합인 '섭'이 나는 곳이다. 깊은 바다에서 살기 때문에 유통업자들은 육지에서 민간 잠수사 어선인, '머구리배'를 가져와 홍합을 채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매해 제주시에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어촌계 회의록을 위조해 제출하기도 했다. 마치 회의에서 홍합채취사업을 직접 운영하는 것처럼 꾸미고 임원 직인도 위조해 찍었다.
이들은 해경 조사에서 "어촌계 수익사업이 없어서 마을어장을 업자들에게 임대해주고 돈을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자에게 받은 돈은 사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마을을 위해 사용됐다.
해경 관계자는 "수익사업을 위해 마을어장을 임대해줬다고 하더라도 법을 어겨서는 안 된다. 비슷한 사례가 다른 어촌계에도 있을 것으로 예상돼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