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고등학생이 학교와 길거리 등지에서 불법촬영을 하다 기소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지난해 모 고교 불법촬영 사건 이후 두 번째로, 청소년 범죄가 도를 넘고 있다.
7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홍은표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도내 모 고등학교 재학생 A(18)군 사건 첫 공판을 열었다.
어두운 얼굴로 법정에 선 A군은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A군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텔레그램 단체 방에서 79차례에 걸쳐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내려 받은 뒤 소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올해 4월부터 5월까지 제주시 길거리와 학교 등지에서 48차례에 걸쳐 휴대전화 카메라 동영상 기능을 사용해 여성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도 있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불법촬영을 한 터라 대부분의 피해자는 특정되지 않았다. 다만 특정된 피해자 중에는 고등학교 교사와 친구 등 3명과 한 매장에서 촬영된 피해자 2명이다.
이 사건은 지난 5월 A군이 한 매장에서 불법촬영하다 적발되며 드러났다. 피해자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이 A군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다른 범죄도 확인됐다.
결심 공판은 오는 12월 5일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제주에서 고등학생이 학교 등지에서 불법촬영 범죄를 저지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10월 도내 모 고등학교 체육관 여자화장실에서 몰래 설치된 휴대전화가 발견됐다.
휴대전화를 설치한 범인은 재학생 B(20)씨였다. 당시 고3 학생이던 B씨는 지난해 9월부터 10월 사이 학교와 식당 화장실 등지에서 235차례에 걸쳐 불법촬영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결국 1심에서 징역 4년을 받았다. 현재 항소심 선고를 앞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