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한 푸틴과 김정은. 연합뉴스러시아와 북한 쌍방 중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다른 한쪽이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조약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북한과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 조약)에 서명했다고 타스 통신이 전했다.
앞서 러시아 국가두마(하원)과 상원은 푸틴 대통령이 제출한 이 조약의 비준안을 각각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조약의 효력은 북한 역시 비준·서명에 해당하는 절차를 밟은 뒤 러시아와 비준서를 교환하면 무기한으로 발생한다.
북한이 조약을 비준·서명했는지는 대외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비준서 교환까지의 절차에는 특별한 걸림돌이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반적 조약은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에서 비준한다. 중요 조약이라면 국무위원장, 즉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준·폐기할 수 있도록 헌법에 명시돼 있다.
이 조약은 지난 6월 19일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체결한 것이다. 양측의 관계를 군사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낳았다.
옛 소련 시절인 1961년 양측이 체결했다가 1990년 소련 해체와 함께 폐기된 동맹조약 속의 자동군사개입 조항을 사실상 부활시켰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북한이 공개한 전문에 따르면 이 조약은 총 23개 조항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핵심인 제4조에서는 어느 일방이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및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 없이 자기가 보유한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푸틴 대통령도 지난달 25일 북한군 파병 정황을 뒷받침하는 위성 사진이 공개되자 "우리와 북한의 관계에 관련해 여러분은 전략적 동반자 협정이 비준된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 조약에는 제4조가 있다. 우리는 북한 지도부가 우리의 합의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절대 의심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