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차량 돌진 사고가 발생한 중국 광둥성 주하이시 현장. 연합뉴스국제에어쇼가 열리는 남부 광둥성 주하이에서 고의로 의심되는 차량 돌진 사고가 발생해 7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중국 주하이시 공안국은 "11일 오후 7시 48분(현지시간)쯤 주하이시 체육센터 안에서 중대 악성 사건이 발생했다"며 35명이 숨지고 43명이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12일 발표했다.
중국 경찰은 운전자 판모(62)씨가 몰던 소형 오프로드 차량이 체육센터로 돌진해 센터 내 도로에서 운동 중이던 시민들을 쳤으며, 이후 도주하다 경찰에 붙잡혔다고 말했다.
판씨는 차에서 칼을 들고 목 등의 부위에 자해를 했으며, 경찰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찾지 못해 조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 조사와 영상 등을 토대로 판씨가 이혼 후 재산 분할 결과에 불만을 갖고 이 같은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일간 명보의 보도에 의하면 사고가 발생한 곳은 현지 주민들이 운동과 산책을 위해 자주 찾던 약 400ｍ 길이의 보행자 전용 구역이다.
현장에는 신발·모자·가방이 흐트러져 있었으며, '아름다운 주하이 트레킹팀'이라고 쓰인 붉은색 깃발도 떨어져 있었다. 현지 주민들이 모여 만든 이 트레킹팀은 정기적으로 노인들을 데리고 걷기 운동 등을 해왔다.
명보에 의하면 목격자들은 "회색 오프로드 자동차 한 대가 왔다 갔다 하며 추돌한 뒤 도망쳤다", "많은 사람이 부딪힌 뒤 쓰러져 움직이지 않았고, 땅에 혈흔과 잘린 손가락 등이 많았다"고 사건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전날 웨이보(微博·중국판 엑스)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사건 현장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 등이 급속히 유포됐지만, 당국에 의해 빠른 시간 내에 검열·삭제됐다.
명보는 "일부 네티즌은 당국이 당원들에게 온라인 채팅방에서 '긍정적 가이드'를 제시해 관련 내용이 공황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며 "이 지침은 세계가 주하이를 지켜보는 때에 '사회적 보복 가능성이 작은 사건'이 발생했고 역외 세력이 고의로 혼란을 일으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