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실거래가 지수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하락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공동주택 실거래가지수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0.01%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하락한 일은 지난해 12월(-1.19%)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올해 들어서는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실거래가지수'는 시세 중심의 가격 동향 조사와 달리 실제 거래된 실거래가격을 이전 거래가와 비교해 지수화한 것이다. 최근의 시장 거래가 변동을 비교적 정확히 반영하지만, 거래량이 적거나 비정상적인 거래가 포함될 경우 변동폭이 불안정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선 이유는 지난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과 함께 가계부채관리 명목으로 시중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인상하고, 유주택자의 대출을 제한하는 등 '돈줄 죄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7월 9181건(계약일 기준), 8월 6474건에 달했지만, 대출 규제가 본격화한 9월에는 3089건으로 반토막 났다.
올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로 강남권 등 일부 지역에서 신고가 단지가 속출하자 가격 상승 피로감이 커진 가운데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자 매수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거래량은 17일 조사 기준 3254건으로 9월보다는 늘었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진한 분위기다.
권역별로는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있는 동남권 지수는 0.86% 올랐지만, 은평·서대문구 등이 있는 서북권이 0.90% 하락해 서울에서 낙폭이 가장 컸다. 또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 등이 있는 동북권도 0.42% 떨어졌다.
경기도는 9월 실거래가지수가 보합을 기록했고, 인천은 0.04%만 올라 수도권 전체 지수는 보합을 기록했다.
반면 지방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0.20% 올라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0.09% 상승했다. 다만 상승폭은 8월(0.67%)에 비해 크게 둔화했다.
10월에도 서울은 실거래가지수가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말까지 신고된 매매계약 건으로 산출한 10월 실거래가지수 잠정지수는 서울이 0.36%, 전국은 0.06% 하락할 것으로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