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 제공 잊혀선 안 될 이름, 경남의 '독립영웅' 7명이 국가보훈부로부터 서훈을 받았다.
이 중 6명이 경상남도가 직접 발굴한 독립운동가로, 제85회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서훈된 전국 33명 중 경남 출신이 가장 많이 포함됐다.
18일 도에 따르면, 이번에 서훈을 받은 7명 중 3·1운동 분야 김성도(김해) 선생은 건국훈장 애족장에, 국내 항일 분야 최종섭(고성) 선생은 건국포장에 추서됐다.
또, 3·1운동 분야 감태순(창원)·노오용(의령)·손치봉(합천)·장준식(밀양)·최석용(함양) 선생은 대통령 표창에 추서됐다.
김성도 선생은 1919년 3월 31일 당시 김해군 하계면 진영리 시장에서 직접 만든 태극기를 군중에 나눠주며 만세시위를 주도하다 체포돼 징역 1년 6월의 옥고를 치르는 고초를 겪었다.
건국훈장 애족장에 추서된 김성도 선생 판결문. 경남도청 제공 최종섭 선생은 1920년 남해군에서 대한독립단 한교공회 명의로 독립운동 자금을 모집하다 체포돼 징역 8월을 선고받았다.
손치봉 선생은 1919년 3월 경북 대구부에서 계성학교 재학 중에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해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감태순·노오용·장준식·최석용 선생은 1919년 3~4월 사이 경남 각 지에서 일어난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하다 체포돼 징역 5~8월의 고초를 겪었다.
도는 독립운동에 참여하고도 객관적인 입증 자료가 부족해 서훈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독립운동가 발굴을 위한 전담팀을 2021년에 꾸렸다.
잊힌 독립운동가를 찾는 일은 고단한 작업이다. 일제에 의해 독립운동이 지워지거나 축소·왜곡돼 공적 내용과 증거 자료를 찾는 일이 쉽지 않다. 남북 분단과 6·25 전쟁으로 기록과 기억도 많이 사라졌다.
그런데도 지난해 재판기록이 있는 미서훈 독립운동가 388명을 발굴하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심지어 도내 읍면동을 뒤져 먼지가 쌓인 일제강점기 기록 수형인명부도 찾아냈다.
경남도의 발굴 노력 끝에 잊힌 그 이름을 세상에 알리게 됐다. 도가 서훈 신청한 대상자는 지난해 24명(1차)과 지난 5월 6명(2차), 그리고 지난 8월 34(3차) 등 64명에 이른다.
특히, 3차 신청 34명은 도가 전담팀을 꾸린 이후 서훈 신청 수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역사적으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일제 침탈에 맞선 독립 영웅들로 확인됐다.
평범했지만, 나라를 위해 희생한 이들은 경남도의 발굴 노력 끝에 잊힌 그 이름을 세상에 알리게 됐다. 이에 도는 도내 독립운동 사건을 지역의 관점으로 재조명하고 '무명의 독립운동가'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경남도청 제공 지난 1차 때 신청한 24명 중 최종섭 선생을 제외한 6명이 도가 직접 발굴한 독립운동가다.
도는 미서훈 독립운동가 발굴 확대와 친일 행적, 이적 행위 등 정밀한 조사를 하고자 지난 5월 '독립운동 선양사업 자문단'을 꾸렸다.
수십 년 동안 독립운동을 했어도 일제 식민통치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했거나 광복 이후 형사 사건 등의 이유로 서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독립운동가 서훈은 독립운동 활동 내용도 중요하지만, 이후의 삶도 철저하게 검증해야만 하는 이유다.
실제 3차 서훈 신청자가 애초 36명이었지만, 자문단 회의를 거쳐 친일 행적이 의심되는 2명을 제외하고 34명만 서훈을 신청했다.
도는 올해를 마무리 하기 전까지 10명의 숨은 독립운동가를 추가로 서훈 신청할 계획이다. 서훈은 3·1절과 8·15 광복절, 11월 17일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1년에 세 번 확정된다.
경남도 신종우 복지여성국장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고도 공적을 인정받지 못한 분들이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은 것은 개인의 영광을 넘어 경남 도민의 정체성 확립에 이바지하는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