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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 해소 목적?" 학생수 불균형·형평 외면한 부산교육청

부산

    "민원 해소 목적?" 학생수 불균형·형평 외면한 부산교육청

    부산시서부교육지원청, 2025년도 초등학교 통학구역 조정
    사하구 대단지 A아파트 일부 동 하단초·을숙도초 공동통학구역으로 변경
    학생수 불균형 우려…주택가는 조정안에서 배제
    민원해소만을 위한 통학구역 조정이라는 지적도
    교육청 "을숙도초도 학생수 줄어…주택가는 재개발로 추후 조정"

    초등학생이 등교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 없음.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연합뉴스초등학생이 등교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 없음. 연합뉴스 
    부산시교육청이 최근 부산 사하구의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 초등학교 통학구역 조정을 예고하면서 특정 아파트 단지의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학생수 불균형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8일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부산서부교육지원청은 지난 7일 내년도 초등학교 통학구역 조정에 대한 행정예고문을 홈페이지에 고시했다. 행정예고문에는 사하구 하단2동 1~2통을 하단초등학교와 을숙도초등학교 공동통학구역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조정 대상에 포함된 주소지는 대단지인 A아파트 101~111동에 해당한다. 여기에 사는 초등학생들은 지금까지 하단초로 배정을 받았지만, 이번 조정으로 내년부터는 을숙도초도 갈 수 있게 된다.
     
    통학 구역 조정에는 해당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해당 아파트 학부모들은 통학로가 더 안전하고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을숙도초등학교를 더 선호하며 아파트를 이 학교 통학 구역에 포함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심지어 을숙도초등학교 진학을 위한 위장전입 사례까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같은 아파트에서도 초등학교가 나뉘다보니 민원이 있었고, 통학여건이나 학교 상황 등을 검토한 결과 조정하기로 판단했다"며 "을숙도초도 과밀한 상황이 아닌데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통학로 안전을 중요하게 고려해 조정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부산시서부교육지원청이 행정예고한 하단2동 초등학교 통학구역 조정 내용. 부산시서부교육지원청 제공부산시서부교육지원청이 행정예고한 하단2동 초등학교 통학구역 조정 내용. 부산시서부교육지원청 제공 
    일각에서는 이러한 통학구역 조정이 전반적인 지역의 교육 환경보다 특정 아파트 단지 주민 입장에서의 민원 해소만을 목적으로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기준 을숙도초의 재학생수는 610명으로, 311명인 하단초보다 2배가량 많다. 지금도 재학생수 차이가 큰 상황에서 통학구역이 조정될 경우 하단초의 학생수가 더욱 급격히 감소하고, 을숙도초는 늘어나는 학생수 불균형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또 아파트보다 을숙도초와 거리상 더 가까운 주택가는 이번 조정안에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주민 편의와 학교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교육청 취지에 따르면 특정 아파트가 아니라 인근 주택가까지 포함해 전반적으로 통학구역을 조정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단동 주민 박 모(40대)씨는 "하단초 학부모들은 학생 수가 너무 적어 아이들 교육 환경에 대한 걱정이 큰데 되레 인원수가 적은 학교에서 많은 학교로 학생들을 보내는 조정안이라 의아하다"며 "오히려 거리상으로 을숙도초에 더 가까운 주택가나 빌라 주민들은 통학구역 조정에 대해 알거나 의견을 내지도 못하고 배제되는 상황이라 형평성에 맞지 않아 보인다. 목소리가 큰 아파트 단지의 민원에 교육청이 교육 행정을 졸속으로 처리하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교육청은 을숙도초도 학생수가 감소 추세에 있어 과밀화 가능성이 적고, 인근 주택가의 경우 재개발이 계획돼 있어 추후에 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지역 내 전체 초등학생수가 감소하고 있어 을숙도초도 내년도 통학구역 조정으로 학생들이 더 들어와도 전체 학생수는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통학구역이 조정되는 아파트단지 아이들이 입학하더라도 학급수나 교육환경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크게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주택가보다 아파트단지에 학생들이 더 많이 살고 있고, 주택가에 재개발이 계획되어 있어 추후에 학생수 추이를 보며 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며 "주민 민원 내용과 통학 여건 등을 심도있게 고려한 조정이지 특정 아파트에 특혜를 주는 것은 전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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