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시리즈 '강남 비-사이드'는 강남에서 사라진 클럽 에이스 김재희(김형서)를 찾는 형사 강동우(조우진)와 검사 민서진(하윤경), 브로커 윤길호(지창욱)가 함께 펼치는 추격 범죄 드라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무려 16년이었다. 배우 조우진이 무명 시절을 견디며 우민호 감독의 영화 '내부자들(2015)'을 만나기 전까지 걸린 시간이다.
좀처럼 빛을 보지 못하던 그는 무명 시절 편의점, 물류창고 등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묵묵히 배우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공장에서 일한 경험을 잊지 못한다고 떠올렸다.
"허드렛일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12시간 동안 꽉꽉 채워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었죠. 다른 성향을 지닌 전국에 있는 사람들이 모여 일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지만, 다같이 어우러져서 일을 해요. 울고, 웃고, 싸우는 모습을 보며 영감을 받았죠. 모든 일탈에는 드라마가 있었어요."이후 조우진은 △도깨비 △강철비 △1987 △미스터 션샤인 등에 출연하며 누구보다 바쁘게 지냈다. 특히 2021년 김창주 감독의 영화 '발신제한'을 통해 첫 주연을 맡기도 했다.
남다른 연기력으로 충무로에서 인정받은 그가 이번엔 강력계 형사 강동우로 돌아왔다. 조우진은 디즈니+ 시리즈 '강남 비-사이드'에서 무려 18㎏을 증량하며 몸을 만들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조우진은 체중을 늘린 이유에 대해 박누리 감독의 '무한 칭찬'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감독님께서 (강동우는) 인간적인 섹시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저한테 그게 가능할까 싶어 (감독님께) 다시 물었다"며 "강동우만이 가지고 있는 솔직함, 친근한 동네 아저씨, 삼촌, 오빠 같은 호감형 인물이면서도 묵직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이 말을 듣고) 큰일났다 싶었다"면서도 "감독님의 기대치 이상을 충족시키고 싶어 살을 찌우고 또 찌웠다. 대본 리딩할 때마다 감독님이 (몸이) 커지셨네요라고 하더라. 잘한다 잘한다 그러니 더 잘하고 싶어지더라"고 웃었다.
"지창욱, 비비(김형서) 참 동물적이더라"
앞서 조우진과 박누리 감독은 영화 '돈'에서 함께 작업한 바 있다. 박 감독은 조우진이 형사 강동우와 닮은 점이 있다고 느껴 이번 작품 출연을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조우진이 소화한 강동우는 불의를 참지 못하는 강력계 형사다. 타협보다는 행동하면서 사건을 해결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작품 속에 거친 액션 장면이 많다.
그는 "(강동우) 역할이 묵직하게 버텨주지 않으면 설득력 있는 인물로 보이지 않을 거 같았다"며 "묵직한 한 방을 잘 살릴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창욱 배우가 곡선과 현란한 액션을 보여줬다면, 저는 그냥 직선이라고 생각했다"며 "액션의 캐릭터화는 매력적이었지만, 만만치 않은 지점이기도 했다. 그래도 또 다른 액션을 하고 싶은 원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장 기억나는 장면으로 마지막 회차에 나오는 신을 꼽았다. 강동우와 윤길호가 대사 없이 서로의 눈빛을 나누는 장면이다.
그러면서 "저는 그 장면을 굉장히 좋아한다"며 "그 장면을 위해 제가 달리지 않았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야외 촬영을 하다 보면 동선으로 인해 많은 분들이 집중력을 올려서 하는 신들이 적지 않다"며 "촬영도 어렵고 정신없는 상황이었지만, 그 장면에 대한 반응이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열연을 펼친 지창욱과 가수 비비(김형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우진은 "두 사람 다 참 동물적이더라"고 감탄했다.
그는 "두 사람 모두 설득력 있게 연기를 잘했다"며 "두 사람, 두 인물의 드라마가 공감을 얻었고 (시청자들의) 감정 이입을 유발했다고 본다. 정말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안 죽는 독배 마셔봤으니…" 웃음
조우진은 오랜 무명의 설움을 딛고 2017년에만 영화 9편이 개봉될 정도로 충무로에서 인정받는 배우가 됐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촬영이 없는 날이면 조우진은 영락없이 한 가정의 아빠로 돌아간다. 그는 "다른 영화를 본다든지 함께 못 놀았던 딸과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조우진의 딸은 아직 아빠가 배우인지를 모른다고 한다. 촬영할 때는 출장 다녀온다고 말하고 있단다.
그는 "평소 TV를 꺼놓는다. 제가 나오는 장면이 나와도 TV를 꺼놓는다"며 "물론 가정의 방침은 제가 정한 게 아니다. (집에서) 제가 서열이 없다"고 웃었다.
끝으로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번에 무거운 이야기를 장르적 쾌감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들을 해보게 됐어요. 지금까지 해오지 않았던 다른 차원, 다른 방법의 연기를 찾는 계기가 됐죠. 작품 속에서 안 죽는 독배를 마셔봤으니까 다른 변주를 위해서 뭘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있어요."
한편 최근 전 세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시청 순위를 기록하는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강남 비-사이드'는 디즈니+ TV쇼 부문 월드 와이드 1위를 기록했다.
한국을 비롯해 홍콩, 싱가포르, 대만에서 같은 부문 1위에 등극한 것은 물론 그리스, 몰타, 터키까지 총 7개국 톱10 자리를 한때 차지하기도 했다.
총 8부작으로 구성된 '강남 비-사이드'는 디즈니+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