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전 경남지사. 경남도청 제공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45년 만에 벌어진 초유의 심야 비상계엄 선포·해제를 보며 미국 방문길을 취소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김 지사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외 머무는 동안 대한민국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위대하고 멋진 나라였지만, 이런 자부심이 한순간에 무너졌다"며 "계엄 선포부터 해제까지 6시간을 보내며 참담했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애초 미국 싱크탱크 초청으로 방문 일정이 예정됐지만, 국내 엄중한 상황을 인식해 모두 취소하고 급히 귀국길에 오른다. 이르면 5일 귀국할 예정이다.
그는 "대통령에게 헌법적 책임을 엄중하게 묻고 처리하기 위한 탄핵 절차는 마땅히 추진돼야 한다"며 "시민들의 자진 사퇴 요구는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중요한 것은 국정 마비를 최소화하고 대한민국호가 더 이상 표류하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우선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내각이 총사퇴하는 게 순리"라고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국회가 나서서 국정의 중심을 잡아야 하고,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위기관리 중립내각'을 끌어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금의 국정마비 공백을 메울 도리가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촉발한 군 일각에서 어려움을 모면하기 위해 국지전과 같은 의도적 군사 충돌 상황이나 준전시 상황을 유발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라며 "계엄을 건의한 국방부 장관은 탄핵을 통해 시급히 직무를 정지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전 지사는 "국회가 초당적으로 대응해 계엄 상황을 종료시켰듯이, 예상 가능한 안보위기 상황도 잘 예방하고 대처해 나가기를 바란다"며 "발걸음이 무겁지만,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을 지키는 깨어있는 시민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