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열린 비상시국대회. 김정남 기자"내란주범 윤석열은 즉각 퇴진하라."
"반헌법 비상계엄 윤석열을 처벌하라."
뜬눈으로 지난밤을 지새야 했던 시민들의 발언은 차분하면서도 날카롭고 묵직했다.
대전과 충남 곳곳에서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4일 저녁 시민과 각계 단체의 손에는 '윤석열 퇴진', '윤석열 OUT', '헌정유린 윤석열 즉각 퇴진' 등의 손피켓과 현수막이 들렸다.
대전에서 열린 비상시국대회. 김정남 기자전두환 계엄의 피해자이자 고문 피해자인 김창근 대전충청 5·18 민주유공자회장은 "어젯밤, 44년 전 광주를 유린했던 공수부대를 비롯한 군인들의 침탈이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을 똑똑히 오롯이 지켜보았다"며 "이런 상황들을 밤새도록 지켜보면서 44년 전 겪었던 그러한 일들이 어제 일처럼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44년 전 광주에서 수많은 시민들의 항쟁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켜왔듯 바로 이 자리에 모이신 동지들이 바로 그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현장이고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해천 대전충청 대학생 진보연합 대표는 "우리 청년, 학생에게도 계엄령은 처음이었다. 역사로만 들었던 계엄령을 실제로 들었다는 사실에 꿈을 꾸고 있나 생각도 했다"며, "윤석열 정권에 분노했지만 행동하지 않았던 대학생들이 점점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제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인 김용태 마태오 신부는 "몇 시간 만에 계엄령이 무산됐다는 게 하나의 해프닝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점점 생각해보면 '아, 간밤에 우리 죽을 뻔했구나. 간밤에 우리나라가 망할 뻔했구나' 이런 생각이 들며 점점 소름이 끼친다. 그 소름끼치는 원인을 전부 제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최 측이 준비한 1500개의 방석은 금세 동이 났고 많은 시민들이 서서 함께하는 모습도 보였다. 윤석열 정권 퇴진 대전운동본부는 5일에도 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충남 천안에서 열린 집중 결의대회. 윤석열 정권 퇴진 충남운동본부 제공충남 천안에서도 윤석열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집중 결의대회와 행진이 열렸다. 참석자들은 '불법계엄 윤석열 즉각 구속'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서산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시민사회단체와 민주노총 서태안위원회 조합원, 제정당 등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충남 서산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집회. 윤석열 정권 퇴진 충남운동본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