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혁 감독이 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계엄 발표를 믿을 수가 없었고 새벽까지 저도 잠을 못 잤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계엄 사태 여파 관련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그는 현 시국을 두고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불행하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 2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황동혁 감독을 포함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서환 △조유리 등이 참석해 작품을 소개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여하는 성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을 그린다.
황 감독은 "이 시국에 '오징어 게임'을 발표하게 돼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며 "탄핵 투표도 생중계로 지켜봤는데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로 온 국민이 잠도 자지 못하고 거리로 나가야 했다. 불안과 공포, 우울한 감정을 지니는 게 국민 입장으로서 불행하고 화가 난다"고 밝혔다.
이어 "탄핵이 되든 자진 하야가 되든 최대한 빨리 책임을 지셔서 행복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연말을 국민에게 빨리 돌려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이런 시국에 공개되는 건 '오징어 게임'의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와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말도 안 되는 갈등과 분노, 격변들이 작품 속 상황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시즌 1과 시즌 2에 차별점에 대해선 "시즌 1에서 잠깐 소개됐던 게임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OX 찬반 투표가 있다"며 "시즌 2에선 매 게임 진행되면서 더 중요하게 다뤄진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 속에서 투표에 관한 얘기들이 많이 나오는데 현재 상황들과 전 세계 상황들을 고려하고 보시면 더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 제작발표회에서 출연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 양동근, 이서환, 강정애, 조유리, 위하준, 강하늘, 박규영, 임시완, 이병헌, 이정재, 박성훈, 이진욱. 박종민 기자배우들은 저마다 역할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달라진 성기훈의 심리와 프론트맨의 서사, 그리고 생존한 준호(위하준)의 역할이 소개됐다.
이어 시즌 2에 새로 등장한 인물에 대해선 코인, 주식, 도박 등에 빠져 빚더미에 몰린 청년들과 딸의 병원비를 구하려는 아버지, 성소수자의 서사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넷플릭스 마리안 리 최고 마케팅 책임자는 "한국의 이야기 '오징어 게임' 귀환을 축하한다"며 "전 세계가 녹색 트레이닝 복, 핑크색 가드 복장을 입는 등 스크린을 넘어 문화적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즌 2 티저 영상도 올해 가장 많이 시청된 티저 영상으로 집계 됐으며, 유튜브에서는 전 세계 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에 올랐다"고 덧붙였다.
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 제작발표회에 영희 모형이 세워져 있다. 박종민 기자넷플릭스 김민영 아태지역 콘텐츠 부문 VP도 "현재 전 세계 넷플릭스 회원의 무려 80% 이상이 한국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다"며 "앞서 잘 다져졌던 한류의 인기 위에 훌륭한 한국 콘텐츠들의 연이은 성공이 한국 콘텐츠의 저변을 넓히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징어 게임'을 통해 문화적 도약을 직접 목도하고 있어 큰 자부심을 가진다"며 "한국의 창작자들이 만들어낸 변화를 매일매일 느낀다"고 강조했다.
시즌 1은 지난 2022년 제74회 에미상에서 14개 부문 노미네이트되고,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6개 부문을 휩쓸었다. 이는 한국 작품 최초, 비영어권 작품 가운데 최초의 성과다.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오는 2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