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중국 경제의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내년에 보다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확장적 통화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내수 둔화가 길어지는데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 등 복잡한 대내외 환경을 고려해 돈을 풀어 내수를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中 확장적 통화정책 전환…내년 돈 풀어 내수 부양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9일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중앙정치국 회의를 열고 내년도 경제 운용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중앙정치국은 내년 경제 기조를 '안정 속의 진보 추구'로 정하고 △개혁 심화 △개방 확대 △내수 확대 △과학기술 혁신 △부동산 시장 안정화 등의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내수 확대와 관련해서는 "국가가 소비를 강력하게 진작하고, 투자 효율성을 개선하고, 모든 면에서 국내 수요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적당히 온건한' 통화정책을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마디로 내년에 돈을 풀어 내수를 부양하겠다는 뜻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이를 두고 로이터와 블룸버그는 중국 공산당이 경기 부양을 위해 14년 만에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중앙은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는 적당히 온건한 통화정책 기조를 채택했다가 2010년 말 '신중'으로 전환한 바 있다.
특히, 2013년 집권한 시 주석은 그간 중국 당국의 대규모 부양책으로 부동산 가격 급등과 지방부채 급증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보고 부양책에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부동산 시장 장기침체와 내수 부진이 이어지며 중국 경제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까지 커지면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중국산 제품에 60% 이상의 고율관세 부과를 예고한 트럼프의 복귀로 그나마 버티던 수출까지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자 돈을 풀어 내수를 살리는 방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中 '노력했으니…경제성장률 5% 미만도 괜찮아'
중국 자오좡지역의 물류센터. 연합뉴스이와함께 중국 공산당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올해 초 설정한 '5% 안팎' 경제성장률 달성 목표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는 올해 1분기 5.3% 성장하며 기대감을 키워지만 2,3분기에는 각각 4.7%와 4.6% 성장에 그치며 5% 경제성장률 달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하지만 이날 열린 회의에서 중앙정치국은 "2024년 경제 및 사회 발전의 주요 목표와 과제가 성공적으로 달성될 것"이라며 올해 중국 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는 경기 둔화에도 '경제 광명론'을 부르짓는 중국 특유의 여론전 성격과 함께 불리한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5% 미만의 경제 성장률 달성도 용인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4일자 논평에서 "노력해서 (경제성장률) 5%에서 조금 왼쪽(미만)이든 오른쪽(초과)이든 받아들일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