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의 모습. 박종민 기자외국인 국적의 한 부부는 서울 투기과열지구 내 아파트를 53억원에 매입했다. 남편은 본인이 대표인 법인에서 돈을 빌렸고 부인도 남편 회사에서 자금 일부를 차용하면서 해당 금액이 아파트 값의 60%(31억5천만원)에 달했다.
국토부는 외국인의 부동산 이상거래를 기획 조사한 결과 위법 의심거래 282건을 적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이뤄진 외국인 주택, 토지, 오피스텔 이상거래 557건을 조사한 결과 282건(50.6%)의 거래에서 위법 의심행위 433건이 발견됐다.
적발 사례 중 해외에서 자금을 불법 반입한 사례가 77건으로 가장 많았다. 1만 달러 이상의 현금을 직접 가지고 들어오면서 신고하지 않거나, 외국환은행을 거치지 않고 자금을 불법 반입하는 소위 '환치기' 사례다. 신고 의무가 없는 반입 한도는 하루 1만 달러다.
영리활동을 할 수 없는 방문취업 비자(H2) 등으로 체류하며 임대사업을 한 사례는 15건 적발됐다. 부모-자식, 법인-법인대표 등 특수관계인 사이 편법 증여 의심 사례도 15건 나왔다.
개인사업자가 금융기관에서 '기업운전자금' 용도로 대출받은 뒤 실제로는 부동산을 사들인 경우도 7건 있었다. 한 외국인은 은행에서 '기업시설 자금' 목적으로 2억6천만원을 대출받고선 이를 4억5천만원짜리 경기도 소재 오피스텔을 사는 데 사용해 적발됐다.
이번에 적발된 위법의심행위 433건을 국적별로 분석한 결과 중국인이 192건(44.3%)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인 100건(14.9%), 호주인 22건(5.4%)으로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지역 내 위법의심행위가 128건(29.6%), 서울 64건(14.8%), 충북 59건(13.6%)이었다. 수도권 위법의심행위가 전체의 53.6%를 차지한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에서 적발된 불법의심행위를 국세청·관세청·법무부·금융위원회와 지자체에 통보해 범죄 수사, 과태료 처분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