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우리나라 수출이 일본을 턱밑까지 추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우리나라 수출액은 6223억 8600만 달러다. 무역협회가 일본 재무성의 수출액 잠정치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다.
같은 기간 일본 수출액은 6425억 9800만 달러로, 우리나라를 202억 1200만 달러 앞서는 데 그쳤다.
2010년 무려 3천억 달러를 넘었던 우리나라와 일본 수출액 격차가 올해 그 1/15인 200억 달러 수준으로 줄어들며 역대 최소를 기록한 것이다.
수출국 순위에서도 우리나라는 일본에 바짝 다가섰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세계 10대 수출국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6위로, 5위 일본 바로 다음이다.
우리나라는 2022년 6위에서 지난해 8위로 떨어졌다가 2년 만에 6위를 회복했다. 일본은 최근 3년간 5위를 유지했다.
올해 우리나라 수출 실적 개선은 전체 수출의 약 55%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 및 아세안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무역협회는 "IT 경기 회복에 따른 반도체와 컴퓨터 수출 대폭 증가와 화장품과 의약품 등에 대한 글로벌 수요 확대가 일본과 수출액 격차를 좁히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은 주력인 자동차와 조선, 중간재 등 산업이 우리나라와 중국 등의 도전으로 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 일본 주요 기업들의 생산기지 외국 이전이 가속되면서 일본산 제품 수출량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런데 일본이 수출에서 겪고 있는 문제가 우리나라에서도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나라 양대 수출 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통상 갈등으로 보호무역주의가 심화 중이고, 우리 기업들 역시 생산기지 외국 이전을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저출생 고령화'가 국내 생산 기반 약화를 부채질한다는 지적이다.
국내외 주요 기관은 내년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을 올해 9% 수준보다 훨씬 낮은 1~3% 정도로 예측하며 올해보다 수출 성장 동력이 약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협회는 내년에도 글로벌 IT 수요가 지속하면서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등 수출은 올해 이상의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무역협회는 "올해 실적이 좋았던 자동차 수출의 역기저 효과와 외국 생산량 증가 등으로 추출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