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일본이 현지시간 7일 미일정상회담을 통해 대미 투자를 늘리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한국에 대한 압박 수위 등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미일 정상회담이 가늠자?…한국에 대한 美압박 어떨까
이번 회담이 주목받는 이유는 일본이 한국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미국의 동맹이라는 공통점 때문이다. 한일 양국 모두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미국과 교역에서 큰 흑자를 내고 있는 점이 비슷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 어떤 명분으로 무엇을 요구할 지에 따라 한국의 모범 답안도 달라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2027년까지 방위비를 트럼프 1기 때와 비교해 2배로 늘리기로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서도 또다시 분담금을 더 내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1기 집권 당시에 주한미군철수를 거론하며 방위비 증액을 압박한 바 있다.
한국은 이미 미국과 지난해 11월 2026~2030년 한국이 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정하는 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했지만 미국의 경우 행정협정이기 때문에 대통령 의지로 협정을 뒤집는 것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방위부 증액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한국을 '머니 머신'으로 지목하며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달러(한화 14조원)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美 에너지수입 확대…무역수지 균형 돌파구 될까?
연합뉴스트럼프 대통령은 또 일본으로부터 대미투자· LNG 수출 확대를 얻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일(對日)무역적자에 대해 "매우 신속하게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는 한편 일본의 대미 투자가 "앞으로 몇 개월 동안 매우 매우 크게 증가해 그 어느 나라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일 기업의 알래스카주 송유관 합작 투자 계획 등 미국산 LNG 수출 확대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시바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일본 기업들의 대미 투자 동력이 더 강력해지고 있다"면서 일본의 대미 투자를 1조 달러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미 무역 흑자를 내는 국가들을 상대로 추가 관세 부과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예상되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5년 연속 대미 투자 1위인 점을 적극 설명하고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등의 전략을 세웠는데 이번 회담에 전략대로 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일본과 교역에서 685억 달러 적자를, 한국과의 교역에서 660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교역 국가별 적자 규모는 한국이 일본에 이은 9위다.
한국 역시 일본과 비슷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대미 무역수지 관리를 위해 미국 에너지 수입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의존도가 약 70%인 중동산 에너지 수입을 미국산 에너지 수입으로 대체해 대미 수입을 늘리는 방안으로, 앞서 트럼프 1기 때도 한국이 채택한 전략이기도 하다. 한국은행도 지난 6일 국제수지 잠정 통계를 발표하면서 "미국의 통상 압력이 커지면 에너지 수입을 늘릴 가능성이 있어 경상수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또 한국의 대미무역 흑자가 한국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짓는 등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결과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지 공장에서 물품을 생산하는 과정에 필요한 원자재나 부품 등의 중간재 수출이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국무역협회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현황과 경제적 창출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대미 중간재 수출 비중은 2017년 49.4%에서 2021년 57.8%, 2022년 60.4%, 2023년 50.1% 등으로 크게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