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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전쟁' 대신 '당근 제시'…'美 관세 면제' 외교전 치열

미국/중남미

    '관세 전쟁' 대신 '당근 제시'…'美 관세 면제' 외교전 치열

    핵심요약

    日정부, 美에 철강 관세 면제 요청
    호주·인도도 개별 협상 나서…EU 협상 기조 유지하며 신경전
    대한민국, 尹 직무 정지 상태서 美 협상 창구조차 열지 못해

    연합뉴스연합뉴스
    미국이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동맹국을 중심으로 여러 나라들이 앞다퉈 대미 협상에 뛰어들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주에는 관세를 면제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계기로 일본 등 주요 수출국은 미국을 유인할 수 있는 '당근책' 찾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 직무 정지상태인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외교의 문도 못 여는 등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는 데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일본 정부는 12일 주미 일본대사관을 통해 미국이 예고한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계획에 일본 기업을 제외하도록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에 철강과 알루미늄 일괄 관세 조처에서 제외하도록 요청했다"며 "일본으로서는 이번 관세 조치의 내용과 영향을 충분히 조사하면서 필요한 대응을 확실히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일본이 미국에 공식적으로 관세 면제를 요구하고 나선 시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호주에 대해 관세 면제 가능성을 시사한 직후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호주 총리는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뒤 기자회견에서 관세를 면제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를 인정하면서 "호주는 몇 안 되는 미국의 무역 흑자국이다. 호주는 (미국산) 비행기를 많이 사 가는데, 우리는 이를 크게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호주가 관세 압박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제기되자 다른 나라들도 미국과 개별 협상에서 제시할 '당근책' 찾기에 골똘하는 모습이다. '25% 관세'는 다음 달 12일부터 발효될 예정으로 약 한 달의 시간이 남았다. 일본의 경우 미국 철강 기업인 US스틸에 대한 투자 논의와 결부해 협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023년 기준 미국과의 무역에서 320억달러(약 47조원)의 흑자를 기록한 인도 역시 미국산 위성안테나, 목재 펄프 등을 추가로 구입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 동시에 전자와 의료기기 등 10여 개 부문 관세 인하도 검토하는 등 관세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조태열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반면 유럽연합(EU)은 '일단 협상하자'는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상호 관세 압박 가능성을 열어놓는 등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정상회의'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만난 뒤 SNS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및 당신(밴스 부통령)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가 '25% 관세 행정명령'을 서명한 다음 날 나온 발언으로 미국과 협상 의지가 있다는 표현으로 해석된다.
     
    다만 하루 전에 발표한 성명에서는 "관세는 기업에 나쁘고 소비자에겐 더 나쁜 세금"이라며 "EU에 대한 부당한 관세에 대응할 것이다. (미국의 관세 부과는) 확고하고 비례적인 대응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하며 강대강 대치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반면 미국 철강 수입 1·2위인 캐나다(112억달러)·멕시코(52억달러)는 미국에 강하게 반발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AI 정상회의에서 "(그런 관세는) 전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며 "우리 대응은 확고하고 명확할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부 장관도 "철강 산업은 오히려 미국이 흑자를 보는 분야"라며 "(멕시코는) 철강을 수출하기보다 수입을 더 많이 한다"고 날을 세웠다.
     
    각국이 미국과 협상을 위해 정상외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탄핵으로 대통령이 직무정지 상태인 대한민국은 미국과 대화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본이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으로 협상의 물꼬를 튼 것과 달리, 한국은 전화 통화조차도 못 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다음 주 수출전략회의를 열어 관세 피해 우려 기업에 대한 지원과 수출 품목·지역 다변화를 위한 방안들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정부가 피해 지원에 대한 논의에 앞서 대미 협상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소통 라인을 구축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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