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대통령 국민변호인단(국민변호인단)은 이날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출범식을 진행했다. 주보배 기자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막바지에 접어들수록 헌법재판소(헌재)를 겨냥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비난 수위도 선을 넘나들고 있다.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이 진행된 13일 서울 종로구 헌재 인근과 중구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각각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두 집회는 각기 다른 시간·장소에서 진행됐지만 헌재와 헌법재판관을 향한 과격 발언이 쏟아졌다는 점이 공통됐다.
붉은 목도리 맨 전한길…"국민 이름으로 명한다, 문형배 사퇴하라"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대통령 국민변호인단(국민변호인단)은 전날 오후 6시부터 오후 9시 40분까지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출범식을 진행했다. 출범식에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 윤 대통령의 변호인인 석동현 변호사, 보수 유튜버 그라운드C 등이 연사로 등장했다.
붉은색 목도리를 착용한 전씨가 무대에 오르자 지지자들은 '전한길'을 연호했다. 전씨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이미선·정경미·정계선 헌법재판관 그리고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해 "1905년 을사오적이 우리 조선을 팔아넘겼듯 불의한 재판관 다섯 명이 대통령 탄핵을 인용한다면 제2의 을사오적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일부 지지자는 "처단하라"고 외치며 호응했다.
특히 문 권한대행을 향해서는 "불의하고 아이들 보기에 낯 뜨거울 정도의 그런 못난 짓을 하는지 참으로 부끄럽다"며 "국민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당장 사퇴하라"고 강조했다. 앞서 문 권한대행이 가입한 고등학교 동창 카페에 다수의 음란물이 게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헌재는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이에 경찰은 해당 사건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한 바 있다.
13일 윤석열 대통령 국민변호인단 출범식에서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발언하고 있다. 주보배 기자전씨에 이어 발언에 나선 석 변호사는 "국민변호인단에 가입한 회원이 16만 명을 돌파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엄을 했다고 해서 무조건 내란이냐. 군 통수권자의 말을 따랐을 뿐인 군 사령관들과 경찰 간부들이 고초를 겪고 있어 정말 어이없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석 변호사가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는 순서도 진행됐다. 석 변호사는 "대통령님께선 '국민 여러분의 염려와 성원에 감사드리며 특히 청년들의 꿈과 열정 지지한다'고 하셨다"며 "'구치소도 사람 사는 곳'이라며 의연하게 잘 계시고, '내가 왜 계엄을 했는지 우리 청년들이 인식하면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집회가 마무리 된 뒤에도 일부 지지자들은 광화문 역사 내에서 '국회 해산', '탄핵 무효', '문형배 사퇴하라' 등을 외치며 걸었다. 주최 측은 앞으로 6주 동안 매주 목요일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문형배 끝장내자", "경찰 패자" 도 넘은 발언에도 제재 없어
자유통일당 등은 전날 오후 12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서울 안국역 5번 출구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자신을 고등학교 1학년이라고 소개한 A군은 "오늘 이 집회가 끝나면 헌재 앞으로 가야 한다. 헌법재판관들에게 압박을 해야 하는 것"이라며 "만약에 경찰이 막고 있다면 패서라도 (대통령을)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 앞 집회에서도 헌법재판관을 향한 폭력적 발언들이 터져 나왔다. 연단에 선 다른 지지자는 "문형배를 끝장내자"며 "헌재에 계신 윤 대통령에게 들리고 문형배가 두려워하도록 함성 10초 발사"라고 외쳤다.
전날 오후 5시부터 연단에 선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신혜식 대표가 '헌재로 행진해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헌재를 향한 행진이 예고됐다. 오후 5시 40분쯤 윤 대통령의 변론기일이 추가로 지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행진은 시도되지 않았지만 과격 발언은 계속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이 진행된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지지자들이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주보배 기자유튜브 채널 계몽령TV를 운영하는 한 지지자는 "어제 서울구치소에서 모여있는 사람에게 문형배는 어떤 사람이냐 물으니 사람들이 '개변태'라고 했다"며 "내가 문형배면 창피해서 사퇴하고 집에 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재는 일만 못하는 게 아니라 최악의 저질"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연단에 선 발언자들 가운데에서는 욕설을 내뱉는 사람도 있었지만 사회자가 제지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주최 측은 윤 대통령의 9차 변론기일인 오는 18일과 오는 3월 1일 각각 헌재 앞과 광화문 광장으로 결집해 달라고 참석자들에게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