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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B가 말하는 메탈의 매력 "놀라운 다양성과 깊이가 있습니다"[EN:박싱]

YB가 말하는 메탈의 매력 "놀라운 다양성과 깊이가 있습니다"[EN:박싱]

핵심요약

상품 개봉을 뜻하는 '언박싱'(unboxing)에서 착안한 'EN:박싱'은 한 마디로 '앨범 탐구' 코너입니다. 가방을 통해 가방 주인을 알아보는 '왓츠 인 마이 백'처럼, 앨범 한 장에 담긴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살펴보는 '왓츠 인 디스 앨범'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만들고 표현하는 사람들의 조금 더 풍부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편집자 주]

YB 첫 메탈 앨범 '오디세이' 제작기 ③ YB의 비전


지난달 26일 첫 메탈 앨범을 낸 YB. 디컴퍼니 제공지난달 26일 첫 메탈 앨범을 낸 YB. 디컴퍼니 제공
시끄럽다, 혹은 무섭다. 흔히 '메탈' 음악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아닐까. 그러나 다채로운 하위 장르를 가진 메탈의 특성을 드러내기에 단지 몇몇 개의 단어를 동원하는 건 납작한 접근일 수 있다.

지난달 26일 첫 메탈 앨범 '오디세이'를 발매한 YB 리더 윤도현은 메탈이 지닌 '다양성'에 주목했다. 그는 "메탈을 통해 느끼는 감정의 해방감과 카타르시스는 정말 특별한 경험"이라며 타기 전엔 두려움을 느끼더라도 막상 타면 재미있어서 또 타게 되는 '롤러코스터'에 메탈을 비유했다.

CBS노컷뉴스는 지난달 27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YB의 첫 메탈 앨범 '오디세이' 제작기를 YB 소속사 디컴퍼니 대표인 김정일 총괄 프로듀서와 YB 리더 윤도현으로부터 들어보았다. 총 3편으로 이루어진 EN:박싱 마지막 편에서는, '메탈'이라는 장르의 매력과 'YB의 앞날'을 다룬다.

1. 30주년을 맞은 YB가 메탈이라는 장르를 선택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나 장기적인 비전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김정일 총괄 프로듀서 : 새롭게 도전하는 만큼 메탈 장르에서도 YB만의 영역을 개척하고 싶습니다. 특히 이번 메탈 앨범을 기반으로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넓히려고 해요. 그래서 대학교 축제도 적극적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K팝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우리의 음악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정말 기대가 돼요. 또한 해외로의 확장도 생각하고 있는데, 특히 메탈 음악이 주류로 사랑받는 동남아시아, 특히 인도네시아나 동유럽 국가들을 타깃으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일본 시장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일본은 메탈 씬이 오랫동안 견고하게 유지되어 온 국가인 데다, 한국과 지리적으로도 가깝잖아요. 일본 시장에서의 YB 메탈 음악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런 나라들에서는 정말 신인의 마음으로 처음부터 시작할 생각이에요. 30년차 밴드지만 메탈 씬, 또 해외에서는 신인이니까요. 진정성 있는 음악으로 그들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결국 나이와 상관없이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 그것이 YB가 30년 동안 음악을 해올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공개곡 '리벨리언'은 후배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와 협업했다. 디컴퍼니 제공선공개곡 '리벨리언'은 후배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와 협업했다. 디컴퍼니 제공
2. 그러고 보니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와 협업한 선공개곡 '리벨리언'이 인도네시아에서 헤드뱅잉 챌린지, 떼창 등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던데, 이런 부분도 전략적인 접근이었나요?

김정일 총괄 프로듀서 : 네, 일부는 분명 전략적인 접근이었습니다. 사실 이번 메탈 앨범 프로젝트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있는 프로모터가 인도네시아 시장을 강력히 추천했어요. 그분이 제시한 마케팅 전략이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죠.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한국의 아이돌 밴드로 특히 동남아에 강력한 팬덤을 갖고 있잖아요. 그들과의 콜라보는 YB가 새로운 메탈 장르에 도전하면서 젊은 세대와 동남아 팬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브릿지 역할을 해줬다고 생각합니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는 메탈 음악에 대한 열정이 정말 대단한 지역이에요. 자카르타만 해도 메탈 콘서트가 수만 명을 동원하는 경우가 흔하죠. 브라질도 마찬가지예요.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메탈 공연의 에너지는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Sepultura 같은 전설적인 밴드를 배출한 나라이기도 하고요. 또 멕시코도 빼놓을 수 없죠. 메탈리카가 멕시코시티에서 했던 공연은 와우!! 역대급이었죠~

이런 지역에서 메탈이 인기 있는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배경이 있어요. 젊은 인구가 많고, 메탈 음악이 그들의 에너지와 표현 욕구를 충족시켜 주거든요. 또 더운 날씨 때문에 실내 공연 문화가 발달했고, 메탈의 강렬한 에너지는 이런 환경에서 더 빛을 발하는 것 같아요.

'리벨리언'이 인도네시아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소식은 정말 기쁘고 감사한 일이에요. YB가 30주년을 맞았지만 메탈 씬에서는 신인의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니까요. 앞으로도 진정성을 가지고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시장, 그리고 언젠가는 브라질이나 멕시코 같은 중남미 시장까지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싶습니다. 이 지역들에서 메탈이 갖는 문화적 의미와 팬들의 열정을 직접 경험하고 싶어요. 함께해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맴버들께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합니다.

'오디세이'의 제작을 총괄한 김정일 총괄 프로듀서. 디컴퍼니 제공'오디세이'의 제작을 총괄한 김정일 총괄 프로듀서. 디컴퍼니 제공
3. 앞으로 YB가 구상하고 있는 또 다른 아티스트와의 협업 계획이 있나요?

김정일 총괄 프로듀서 : 네, 사실 이건 메탈 앨범과는 조금 다른 맥락인데요. 새로운 장르 도전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30년차 밴드로서 음악적 포용과 융합을 추구하고 싶어요. 다양한 장르, 다양한 연령대, 그리고 다양한 국적의 아티스트들과 협력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매번 앨범을 계속 내는 형태는 아닐 거예요. 때론 단발성 프로젝트가 될 수도 있고, 특별한 공연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협업이 될 수도 있겠죠.

30년간 한국 록의 한 축을 담당해 온 밴드로서, 이제는 다양한 세대와 장르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에는 경계가 없잖아요. 그 경계를 허무는 다양한 시도를 계속 이어 나가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저희는 항상 진취적인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싶어요. 30년이라는 세월이 우리를 안주하게 만들기보다는, 오히려 더 많은 도전을 할 수 있는 단단한 토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영역에 과감히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어요.

또한 비주류 씬에서 후배 밴드들을 잘 이끌어주는 역할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30년 동안 겪었던 시행착오와 경험들이 후배들에게는 소중한 길잡이가 될 수 있으니까요. 단순히 음악적 조언을 넘어, 이 험난한 음악 산업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나누고 싶어요. 이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도 새로운 영감이 되고, 함께하는 아티스트들에게도 의미 있는 경험이 되길 바라요.

왼쪽부터 YB 박태희, 김진원, 윤도현, 허준. 디컴퍼니 제공왼쪽부터 YB 박태희, 김진원, 윤도현, 허준. 디컴퍼니 제공
4. 30주년을 맞은 서울 홍대 롤링홀에서 공연을 앞뒀습니다. 메탈 앨범을 만들면서 롤링홀 공연까지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롤링홀' 공연이라서 기대할 만한 부분이 있을까요?

김정일 총괄 프로듀서 : 롤링홀과 YB의 30년은 그저 숫자의 일치가 아닌, 운명 같은 동행이었습니다. 한국 밴드 씬의 태동기부터 함께 숨 쉬고, 같은 폭풍우를 견디며 여기까지 왔죠. 그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공연장이 문을 열었다 닫았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롤링홀은, 그 작고 낡은 공간이 우리의 뿌리가 되어주었고, 지금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요.

그곳의 무대 위에서 우리가 흘린 땀방울, 관객들과 나눈 뜨거운 함성이 벽에 스며들어 있다고 느껴요. 롤링홀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YB라는 밴드의 영혼이 깃든 성지 같은 곳입니다. 마치 오래된 기타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은 소리를 내듯, 롤링홀과 YB는 함께 영글어온 동반자예요.

30주년 공연장을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었어요. 첫 시작처럼, 모든 순간처럼,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처럼 - 우리의 중요한 순간은 항상 롤링홀과 함께였으니까요. 이번 공연에서 관객들은 단순한 라이브를 넘어, 30년의 시간이 빚어낸 특별한 교감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곳에 서면 여전히 첫 공연처럼 가슴이 뛰니까요. 이 자리를 빌려 롤링홀 30주년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락앤롤~

YB의 '오디세이'에는 반주 버전을 포함해 총 12곡이 수록됐다. 디컴퍼니 제공YB의 '오디세이'에는 반주 버전을 포함해 총 12곡이 수록됐다. 디컴퍼니 제공
5. 메탈이라는 장르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또한 아직 메탈 장르를 낯설어하거나 잘 모르는 청자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지 마지막으로 질문하겠습니다.

윤도현 : 메탈의 가장 큰 매력은 솔직함과 강렬함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어떤 장르보다 날것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거침없이 표현하거든요. 그 과정에서 생기는 카타르시스가 정말 특별합니다. 무거운 리프와 공격적인 드럼 비트, 강렬한 보컬이 만들어내는 에너지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해방감을 선사해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메탈 하면 단순히 '시끄럽다' '무섭다'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더라고요. 메탈을 잘 모르시는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건, 한번 마음을 열고 들어보셨으면 한다는 거예요. 메탈은 겉보기에 거칠지만, 그 안에는 놀라운 다양성과 깊이가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복잡한 연주부터 서정적인 멜로디, 철학적인 가사까지- 메탈은 생각보다 훨씬 다층적인 장르예요.

특히 YB의 '오디세이'는 메탈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에게도 좋은 입문작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30년간 해온 음악적 정체성과 메탈의 요소가 함께 어우러져 있거든요. 거부감 없이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메탈을 통해 느끼는 감정의 해방감과 카타르시스는 정말 특별한 경험이에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처음엔 두렵지만 타 보면 중독되는 그런 매력이 있습니다. 음악에 대한 편견 없이, 한번 마음을 열고 들어보신다면, 여러분도 메탈이 주는 특별한 감동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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