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첫 메탈 앨범 '오디세이'를 발매한 YB. 디컴퍼니 제공'사랑 투'(1994) '담배가게 아가씨'(1999) '너를 보내고'(1999) '박하사탕'(2001) '잊을게'(2003) '이 땅에 살기 위하여'(2004) '사랑했나봐'(2005) '나는 나비'(2006) '흰수염고래'(2011)… 1996년 결성한 후 올해 30년 차가 된 YB는 다양한 곡으로 오래 사랑받아 온 밴드다.
그런 YB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데뷔 후 처음으로 메탈 장르 음악으로만 꾸린 새 앨범 '오디세이'(ODYSSEY)로 'YB표 메탈'을 지난달 26일 세상 밖에 내놨다. 첫 곡 '보이어리스트'(Voyeurist)부터 타이틀곡 '오키드'(Orchid)를 비롯해 '스톰본'(StormBorn) '엔드 앤드 엔드'(End And End) '리벨리언'(Rebellion)(feat.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데이드림'(Daydream)까지 총 6곡이 실렸다.
리더 윤도현이 코로나 팬데믹 시기 메탈을 '다시 듣기 시작'했고, 메탈 앨범을 만들어 보자는 그의 제안을 멤버들이 수락해 약 2년 간의 제작 기간을 거쳐 '오디세이'가 완성됐다. 하지만 이번 앨범을 제작한 김정일 총괄 프로듀서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데뷔 전 메탈 밴드를 한 적이 있는 윤도현을 중심으로, YB가 가진 다채로운 정체성 중 하나를 새롭게 꺼냈기에 사실상 "30년을 준비한 결과물"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CBS노컷뉴스는 YB의 첫 메탈 앨범 '오디세이'를 요모조모 뜯어보았다. 총 3편으로 이루어진 EN:박싱 첫 번째 편에서는 '오디세이'를 위해 YB가 한 '선택과 집중'이 무엇인지 중점적으로 들어본다. 지난달 27일 서면으로 이루어진 인터뷰는 YB 소속사 디컴퍼니의 대표이기도 한 김정일 총괄 프로듀서와 YB 리더 윤도현이 함께 답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1. 1996년 결성해 올해 30년 차를 맞은 YB가 메탈이라는 장르에 처음 도전했습니다. 윤도현씨 제안을 멤버들이 수락해 이번 '오디세이'가 나왔다고 하는데, 이 앨범의 '출발점'이 된 것은 언제, 어떤 것이었는지 제작자 관점에서 듣고 싶습니다.김정일 총괄 프로듀서 : 음감회(음악 감상회)에서는 코로나와 투병 당시 기획해서 2년 정도 준비했다고 언급했지만, 제가 보기에는 사실 이 앨범은 30년을 준비한 결과물 같아요. 많은 분들이 모르시는 사실인데, 윤도현씨는 사실 데뷔 전에 메탈 밴드를 하기도 했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메탈은 그에게 늘 마음 한편에 있었던 장르였다고 생각합니다.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YB는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여줬지만, 메탈적인 요소가 항상 그들 음악의 DNA에 녹아있었던 거 같아요. 물론 구체적인 프로젝트로 시작된 것은 코로나 시기가 맞습니다. 하지만 그건 표면적인 시작점일 뿐, 이 앨범의 진짜 출발점은 YB라는 밴드의 음악적 뿌리, 그리고 멤버들이 공유해온 오랜 음악적 열망에 있다고 생각해요. '오디세이'는 어떤 의미에서 YB가 자신들의 또 다른 정체성을 드디어 세상에 꺼내 보인 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앨범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김정일 디컴퍼니 대표. 디컴퍼니 제공2. 윤도현씨는 최근 열린 음감회에서 메탈에 다양한 하위 장르가 생기면서 다시 관심을 두어 메탈 음악을 아주 열심히 들었다고 했습니다. 이번 앨범을 통해서 메탈의 어떤 장르를 시도하려고 했는지, 또 이를 위해 어떤 '선택과 집중'을 했는지 궁금합니다.윤도현 : 현대 메탈은 정말 다양한 하위 장르로 나뉘어 있어요. 우리는 특정 하위 장르에 국한되기보다는 프로그레시브 메탈, 모던 메탈, 심포닉 메탈 등의 요소를 YB만의 색깔로 융합하고자 했습니다. 특히 집중한 건 복잡한 리프와 다이내믹한 템포 변화였어요.
베이시스트 박태희와 드러머 김진원은 테크니컬한 리듬 섹션을 위해 정말 많은 연습을 했고, 기타리스트 허준은 무거운 리프와 감성적인 리드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제 보컬에서는 클린 보컬과 스크림, 그로울 등의 다양한 보컬 기법을 적절히 사용하려고 노력했죠. 결국 '선택과 집중'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다양한 메탈 요소의 선택과 YB만의 색깔에 대한 집중'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앞선 질문과 연결되는데, "YB가 새롭게 시도하는 하이브리드 모던 메탈 스타일의 앨범"에서 '모던 메탈'이 어떤 것인지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윤도현 : 모던 메탈은 기존의 전통적인 헤비메탈에서 발전해 더 복잡한 구조와 다양한 사운드를 수용한 장르라고 볼 수 있어요. 특히 폴리리듬이나 비대칭적 리듬 패턴, 다양한 스케일의 활용, 그리고 무엇보다 사운드 프로덕션의 현대적 접근이 핵심이죠. 우리가 말하는 '하이브리드 모던 메탈'은 여기에 YB만의 색깔을 더한 것입니다.
30년간 우리가 해온 록, 블루스, 펑크 등의 요소를 메탈의 틀 안에서 재해석했어요. 멜로디 라인이나 프로그레시브한 구조 같은 것들이 YB만의 모던 메탈 해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모던 메탈은 그 '열린 가능성'이 핵심이고, 우리는 그 가능성을 우리만의 방식으로 확장했다고 볼 수 있어요. 정확한 표현은 YB의 메탈인 거죠~
앨범 발매 약 열흘 전인 지난달 17일 서울 마포구 홍대 롤링홀에서 열린 '오디세이' 음악 감상회 당시 YB 모습. 박종민 기자4. '메탈 음악'에 새롭게 도전하면서 이전보다 더 어려운 수준의 연주를 해야 해서 자연히 연습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멤버들이 전했습니다. 보컬뿐만 아니라 악기를 써서 어떤 소리를 구현할지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목표를 잡았을 것 같은데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윤도현 : 메탈 음악은 기술적으로 정말 까다로운 장르예요. 특히 드럼의 더블 베이스 패턴, 기타의 복잡한 리프와 코드 진행, 베이스의 정확한 핑거링 등 모든 면에서 높은 수준의 정확성과 지구력이 요구됩니다. 우리는 약 1년간 이 앨범을 위한 연습을 했어요.
김진원 드러머는 더블 페달 기술을 완벽히 익히기 위해 매일 6시간 이상 연습했고, 박태희 베이시스트도 빠른 템포에서의 정확한 핑거링을 위해 특별한 연습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허준 기타리스트는 다양한 메탈 기타 테크닉을 습득하기 위해 여러 메탈 기타리스트와 세션을 가졌고요. 제 경우에는 클린 보컬부터 스크림, 그로울까지 다양한 보컬 테크닉을 구사할 수 있도록 발성 훈련에 집중했습니다.
사운드 구현에 있어서는 특히 디스토션의 질감, 드럼의 타격감, 베이스의 두께감 등에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결국 메탈에서 중요한 건 '무거움'과 '정확성'의 균형인데, 우리는 YB만의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도 이 두 가지를 최대한 구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5. 세계 유수의 전문가인 Jacob Hansen과 Randy Merrill이 '오디세이' 믹싱과 마스터링을 맡았습니다. 이 부분을 포함해 '오디세이'의 전반적인 녹음 과정에서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윤도현 : 사운드 퀄리티에 특별히 신경 썼습니다. 메탈은 특히 사운드의 디테일이 중요한 장르거든요. 녹음 과정에서는 악기별로 최적의 톤을 찾기 위해 다양한 장비를 테스트했어요. 드럼의 경우 킥 드럼의 타격감과 스네어의 선명함에 집중했고, 기타는 다양한 앰프와 이펙터 조합으로 실험했습니다. 베이스도 디스토션과 클린 사운드의 적절한 밸런스를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요. 보컬 녹음에서는 다양한 보컬 테크닉을 정확히 담아내기 위해 여러 마이크와 프리앰프를 테스트했습니다.
Jacob Hansen과 Randy Merrill을 믹싱과 마스터링 엔지니어로 선택한 이유는 그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이기 때문이에요. Hansen은 Volbeat, Amaranthe 같은 밴드의 앨범을 작업한 메탈 장르의 전문가죠. 특히 그는 메탈의 무거움을 유지하면서도 멜로디가 살아있는 사운드를 구현하는 데 탁월한데, 이것이 YB가 추구하는 방향과 일치했습니다.
지난달 26일 발매된 YB의 첫 메탈 앨범 '오디세이' 표지. 디컴퍼니 제공Merrill은 비록 주로 팝이나 메인스트림 쪽에서 활동했지만, 그의 깊이 있는 사운드 감각이 우리 앨범에 새로운 차원을 더해줬어요. 특히 Taylor Swift나 Adele 같은 아티스트의 앨범에서 보여준 그의 음향적 깊이와 선명함이 메탈 앨범에도 잘 적용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전문가는 우리가 원했던 것보다 더 완벽한 사운드를 만들어줬어요. 이번 앨범은 기술적으로 YB 역사상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고 자신합니다. 특히 해외 전문가들과 작업하면서 글로벌 스탠다드의 메탈 사운드를 구현하는 동시에, YB만의 색깔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자 성취였다고 생각합니다.
6. 좀 더 규모 있는 정규앨범을 메탈 장르로 발매할 가능성도 있나요?
윤도현 : 하반기에 30주년을 기념하는 베스트 앨범을 기획 중이에요. 지난 30년의 여정을 담은 특별한 프로젝트가 될 거예요. 사실 우리 내부에서는 기존 곡들을 메탈로 재해석해 보면 어떨까 하는 재미있는 아이디어도 나왔었죠. '나는 나비'나 '너를 보내고'를 메탈 버전으로 상상해 보세요. 흥미롭지 않나요? 하지만 … 회사 쪽에서는 아마 그런 시도를 썩 반기지 않을 것 같아요. 순전히 상업적인 관점에서요. '돈이 안 된다'는 소리를 들을 게 뻔하죠.
김정일 총괄 프로듀서 : YB는 항상 우리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음악을 해왔어요. 정규 메탈 앨범이 언제, 어떤 형태로 나올지는 아직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우리가 가장 예상치 못한 순간에, 가장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여러분을 찾아갈지도 모르죠. 결국 음악은 계산이 아니라 진심이니까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