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외야수 이주형. 히어로즈프로야구 최하위 키움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역대 월간 최다패와 팀 창단 최장 연패를 당한 이후 팀을 정비해 2번 연속 위닝 시리즈로 반등했다. 이승엽 감독이 자진 사퇴한 9위 두산도 연패를 끊고 분위기 반전의 기회를 마련했다.
키움은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와 원정에서 10 대 5로 이겼다. 외국인 타자 루벤 카디네스의 부상 이탈에도 장단 17안타를 몰아쳐 전날 9 대 6 승리의 기운을 이었다.
3번 타자 이주형이 1회 선제 결승 2루타와 4회 1점 홈런 등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4번 김동엽도 3안타 2타점 2득점, 6번 송지후도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거들었다. 선발 투수 하영민은 7이닝 3실점으로 5승째(6패)를 안았다.
주중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마쳤다. 키움은 앞서 두산과 고척돔 주말 3연전에서도 연이틀 1 대 0 승리를 거두며 모처럼 웃은 바 있다.
키움은 올 시즌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 타자 2명을 기용했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김혜성(LA 다저스) 등 핵심 자원들이 메이저 리그(MLB)로 진출하면서 생긴 타선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야시엘 푸이그가 깊은 부진에 빠지면서 팀도 최하위로 처졌다. 푸이그는 40경기 타율 2할1푼2리 6홈런 20타점에 그쳐 결국 방출됐다. 대신 키움은 kt와 두산 출신 우완 라울 알칸타라를 영입해 투수력을 보강했다.
5월 키움은 4승 1무 22패로 역대 KBO 리그 월간 최다패의 불명예를 안았다. 또 지난달 30일까지 팀 창단 최장인 10연패 수렁에 빠지기도 했다.
지난 1일 두산과 복귀전에서 역투하는 알칸타라. 키움하지만 키움은 지난 1일 알칸타라가 친정팀 두산을 상대로 6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는 등 확실하게 분위기를 바꿨다. 전날까지 연이틀 1 대 0 승리로 35일 만의 연승이자 10번 만에 위닝 시리즈를 거뒀다.
공교롭게도 두산은 키움에 당한 뼈아픈 연패의 후유증으로 이 감독이 자진 사퇴하는 홍역을 치렀다. 두산은 최하위 키움에 무기력하게 0 대 1 연패를 안은 뒤 2일 이 감독의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조성환 퀄리티컨트롤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는 등 대대적인 코칭스태프 개편을 단행했다.
다만 두산은 이후에도 연패를 당했다.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홈 경기에서 3 대 11, 3 대 8로 힘을 쓰지 못했다. 타격 부진으로 양석환, 강승호, 조수행 등 주전급 선수들이 2군으로 내려간 공백이 적잖아 보였다.
하지만 5일 경기에서 천신만고 끝에 4연패를 끊었다. 연장 10회말 김민석의 짜릿한 끝내기 안타로 2 대 1 승리를 거뒀다. 조 감독 대행은 부임 뒤 2연패 끝에 첫 승을 신고했다.
두산은 1회말 정수빈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제이크 케이브의 우전 안타 때 3루까지 달렸고, 양의지의 내야 땅볼로 홈을 밟아 선취점을 냈다. KIA도 5회초 한준수의 3루타와 박찬호의 내야 안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져 승부는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5일 KIA와 홈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때린 두산 김민석(왼쪽)과 부임 뒤 첫 승을 신고한 조성환 감독 대행. 두산
다만 두산의 연패 탈출 의지가 더 강했다. 10회말 1사 후 케이브가 좌중간 2루타로 기회를 만들었고, 이어진 2사 1, 2루에서 김민석이 천금의 좌중간 적시타로 승부를 갈랐다.
두산 마무리 김택연은 2이닝 4탈삼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첫 승(8세이브)를 따냈다. KIA 마무리 정해영은 시즌 3패째(1승 15세이브)를 안았다.
키움은 18승 45패 1무로 승률 2할8푼6리에 머물러 있다. 두산도 24승 34패 3무, 승률 4할을 조금 넘는다. 그러나 두산은 가을 야구를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고, 키움도 에이스 안우진의 군 제대 이후 반등할 기회를 노린다. 과연 최하위권 팀들의 반란이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