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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치 찍은 금은동 '올림픽 랠리'…AI 투자가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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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시

    사상 최고치 찍은 금은동 '올림픽 랠리'…AI 투자가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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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 이어 은 사상 최고치 경신…올해 88% 상승해 금 제쳐
    AI 전력 인프라 구축에 수요↑…공급 부족 탓 가격 급등
    "AI 글로벌 투자 사이클 견조 의미"…AI 버블론 반박도
    50년 만에 주식과 동조된 금…개인투자 확대에 '버블' 우려도

    서울 동작구 한국금거래소 동작점에 금 상품이 진열되어 있다. 류영주 기자서울 동작구 한국금거래소 동작점에 금 상품이 진열되어 있다. 류영주 기자
    금에 이어 은이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고 구리도 역사적 고점에 근접하며 '귀금속 슈퍼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인공지능(AI) 투자에 따른 수요 확대가 랠리의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개인투자자의 투자가 급증한 금은 더 이상 안전자산이 아닌 투기적 자산의 성격을 보이며 버블 상태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제 금 가격은 지난 10월 말 사상 최고점인 트로이온스당 4359달러를 기록했고, 최근 4200달러대를 유지하면서 올해 초 대비 57% 상승했다. 
     
    은 가격은 최근 61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이고, 올해 초보다 88%나 급등했다. 구리 가격은 지난 7월 파운드당 5.8달러로 역사적 고점을 달성한 이후 4.3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다시 5.3달러를 돌파하며 오름세를 보인다.
     
    1일 종로구의 한 은 전문점에 실버바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1일 종로구의 한 은 전문점에 실버바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금은동 랠리의 공통점은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를 재개한 지난 9월을 전후로 본격적인 상승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달러 약세에 기반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모두 상승하는 '에브리씽 랠리'에 동참한 셈이다.
     
    여기에 은과 구리는 산업용으로도 중요한 원자재다. 
     
    은은 반도체 공정과 전기차, 태양광 패널 등에 사용된다. 전 세계 은 사용량의 60%가 산업용이다. 구리는 전 세계 경기 선행지표라는 의미에서 '닥터 쿠퍼(Dr. Cooper)'로 불린다. 최근 AI 산업 발달로 수요가 확대하는 AI 데이터센터의 필수품으로 꼽힌다.
     
    한화투자증권 김유민 연구원은 "구리는 AI 전력 인프라의 혈관 역할"이라며 "데이터센터향 구리 수요는 전체에서 1% 미만으로 매우 작은 수준이지만, 장기적으로 구리 수요의 핵심축으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광산 업체 BHP는 데이터센터 관련 구리 수요 비중이 2050년 글로벌 구리 수요의 6~7% 수준까지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구리 사용량은 2035년까지 2배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은과 구리의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다. 
     
    은의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의 상하이 상품거래소(SHFE) 은 재고는 2021년 이후 감소 추세다. 은과 구리 모두 광산 폐쇄 등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또 투자자들이 금에 이어 은으로 관심을 확대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강해졌다.
     
    여기에 미국이 지난달 은과 구리를 '핵심 광물'로 지정하면서 관세 부과 가능성이 커진 것도 가격 상승을 부추긴 요소로 꼽힌다.
     
    NH투자증권 황병진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보험성 금리 인하 기대와 같은 기간 달러지수 약세 전망이 유효하다"면서 "더불어 중국 SHFE 중심의 재고 감소세도 타이트한 수급 여건을 방증해 당분간 은 가격 강세 랠리를 지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금은동 가격 상승은 최근 자본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AI 버블론'을 반박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은 가격 슈퍼 랠리 지속은 우선 금융시장이 우려했던 유동성 흐름이 양호하다는 신호로 여겨진다"면서 "동시에 경기 사이클도 우려보다 나쁘지 않다는 것이 은 가격 랠리와 구리 가격 및 발틱건화물운임지수(BDI) 등 일부 원자재 가격 상승에서 확인되고 있다. AI 투자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투자 사이클이 견조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금 가격 상승 랠리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안전자산'이자 가치가 하락 중인 달러에 대한 리스크 헤지(hedge) 역할 때문이다.
     
    상상인증권 최예찬 연구원은 "귀금속 실물 수요와 산업용 수요가 일정 부분 바닥을 형성하고 있고, 각국 중앙은행의 준비자산 다변화 전략 속에서 금 매입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면서 "완전한 달러 대체는 어렵더라도 장기적으로 달러를 보완하고 헤지할 수 있는 실물 준비자산은 여전히 금뿐이라는 인식이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개인 투자 확대로 안전자산인 금이 위험자산인 주식과 동시에 상승하는 이례적인 상황은 '버블 신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 8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금이 50년 만에 처음으로 S&P500이 동시에 급등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앙은행의 매수로 금 가격이 견조한 상황에서 금 상장지수펀드(ETF) 등 개인 투자가 확대한 것도 '버블 신호'일 가능성으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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