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대홍수'는 소행성 충돌로 발생한 대홍수로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에서 인공지능 연구원 구안나(김다미), 그의 아들 신자인(권은성), 인공지능 연구소 인력보안팀 손희조(박해수)가 마지막 희망을 붙잡고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넷플릭스 제공 모든 장면에서 옷이 젖어 있어야 했다. 이 때문에 물을 한 번 뿌린 뒤 촬영을 시작했단다.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에서 손희조 역을 맡은 배우 박해수는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촬영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영화 초반에는 날씨가 괜찮았는데 나중에는 1월까지 찍게 됐죠. 어떨 때는 정말 죽겠더라고요.(웃음)"이어 "비를 맞는 신도 많았는데 한 방울, 한 방울이 이상하게 차가울 때도 있어 '어제보다 더 차가운 것 같다'고 말했다"고 웃었다.
실제로 '대홍수'는 약 3년 전 여름 촬영을 시작해 이듬해 1월까지 이어졌다. 이 가운데 옥상 신은 12월 한 겨울에 촬영됐다.
작품 속에서 손희조의 첫 등장은 물속에서 구안나(김다미)와 신자인(권은성)을 구하는 장면으로, 그는 마지막 신까지 비를 맞아야 했다.
박해수는 가장 공들인 장면으로 첫 등장 신을 꼽았다. 그는 "'드라이 포 웻(Dry for Wet)' 기법이어서 와이어를 타고 부드럽게 내려와야 했다"며 "실제로 물이 없는 상태에서 촬영했는데 문을 여는 건 CG로 구현하기 쉽지 않아 동작을 맞추고 숨도 참으며 연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체 역할을 맡은 배우들도 매달린 상대로 계속 연기를 해줬고 걸어둔 물건들도 빙글빙글 도니까 이런 걸 모두 맞춰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경험…김다미 어른 같고 권은성에 울컥"
배우 박해수는 극 중 손희조에 대해 "김병우 감독님이 희조는 안나와 상반된 가치관을 가진 인물이라고 설명해주셨다"며 "개인적으로는 인류 마지막 날에 왜 희조가 그 임무를 맡게 됐는지, 왜 안나의 마지막 모습을 보려 했는지에 공감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박해수는 처음 대본을 읽고 김병우 감독과 만났던 일화도 전했다. 그는 "저도 낯을 가리는 편인데 감독님도 낯을 가리시더라"며 "이렇게 샤이한 감독님이 영화 '더 테러 라이브(2013)', 'PMC: 더 벙커(2018)'를 연출했다는 거에 호기심이 있었다"고 웃었다.
이어 "감독님 머릿속에 굉장히 드넓은 세계가 펼쳐져 있는데 그 안에는 꼭 인간이 있었다"며 "인간애가 존재해 작품에 묘한 에너지가 있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홍수'에 끌렸던 이유에 대해 "작품 속 인물보다는 흔치 않은 장르라는 점에서 도전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넷플릭스 제공"'드라이 포 웻' 기법부터 건물 단면을 보여주는 촬영 방식까지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경험을 하게 됐죠. 재미있었어요. 이런 시도가 많아지면 좋을 것 같아요."이어 "우리나라에도 좋은 배우들이 많은 만큼 이런 장르들을 통해 여러 장면이 구현되면 배우들 역시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께 호흡을 맞춘 김다미와 권은성에 대해서도 찬사를 보냈다. 그는 "김다미 배우는 젊지만 깊이가 있더라. 사람을 귀하게 생각하고 어른 같을 때가 있다"며 "권은성 배우는 역할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 머리를 미는 모습에 다들 울컥했는데 그 순간에 연기를 하고 있더라"고 강조했다.
"좋은 K콘텐츠, 연극에도 영향…故이순재·윤석화 같은 시대 살아 영광"
박해수는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영화 비영어 부문 1위를 차지한 소감과 관련해 "'오징어 게임'때는 제정신이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여러 가지로 감사하다"며 "이런 시도 또한 존재한다는 점에서 작품을 봐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박해수는 '대홍수'를 포함해 지난해에만 네 편의 주연작을 선보이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또, 연극 '벚꽃동산'으로 홍콩과 싱가포르 무대에 올랐고, 올해에는 호주와 미국 공연도 예정돼 있다.
'벚꽃동산'은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고전을 동시대 서울 배경으로 각색한 작품으로, 배우들이 한국어로 연기하면 무대 양쪽에 자막이 함께 나온다.
그는 "유럽권이나 영어권에서는 자막을 보는 게 익숙하지 않은데 좋은 K콘텐츠들이 계속 나오다 보니 인식이 달라지며 연극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그렇게 많은 한국어 대사를 보는 걸 싫어했던 거 같은데 매진이 되고 열광한다는 것에 대해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박해수는 지난해 잇따라 세상을 떠난 연극 선배 배우들을 언급했다. 그는 "이순재, 윤석화 선생님과 같은 시대를 살았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끝까지 무대에서 계셨다는 사실만으로도 굉장히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윤석화 선생님은 제가 연극을 처음 시작했을 때 '사춘기'라는 작품을 제작하시며 저를 많이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셨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홍수'는 3310만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영화 비영어 부문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작품은 한국을 비롯해 브라질, 멕시코, 싱가포르, 태국 등 53국에서 1위를 기록했고, 총 92개국에서 톱10에도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