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방향을 두고 정부와 여당을 비롯한 정치권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의 주선으로 검찰개혁 추진단 자문위원으로 참석했던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서보학 교수를 포함한 6명의 법조인과 교수들이 자문위원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정부가 발표한 검찰개혁 법안을 두고 여권 내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자문위원을 맡았던 이들도 "뒤통수를 맞았다"며 항의성 사퇴했다.
14일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회 위원 6명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무총리실에서 공개한 공소청·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 법안은 저희 자문위의 논의 상황이나 의견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며 "당혹감을 넘어 뒤통수를 맞은 모욕감을 느낀다. 오늘부로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날 사퇴한 자문위원은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서보학 교수와 중부대 경찰행정학과 황문규 교수, 김필성·한동수·장범식·김성진 변호사 등이다. 총 16명의 자문위원 중 6명이 항의성으로 집단 사퇴한 셈이다.
이들은 정부안을 두고 "해체되어야 할 검찰권력을 오히려 되살리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공소청 검사가 수사를 지휘·통제할 수 있는 독소조항이 숨겨져 있는 등 수사-기소의 분리라는 검찰개혁 취지를 정면으로 위배한다는 것이다.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에 대해서도 이번 법안을 통해 명확하게 폐지하지 않음으로써 추후 존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 6인 사퇴 기자회견. 연합뉴스아울러 이들은 법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도 사실상 정부가 답을 정해놓고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정부에서 입법예고 전인 지난 9일 자문위원들을 불러 모아 법안 초안을 보여주고 의견을 구했는데, 이때 한 부칙에 대해 반대하자 주말 사이 해당 부칙만 삭제된 채 입법예고가 됐다는 것이다.
김필성 변호사는 "정부는 현재의 법안이 자문위와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만들어진 거라고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며 "관계자들과 모여서 숙의한 결과라면 주말 사이 쏙 빠질 수가 있겠나. 추측이지만 결정권을 쥐고 있는 일부가 '이거 시끄러우니까 빼' 이런 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졌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개혁의 대상인 검사 출신 인사들이 개혁안을 만드는 과정을 주도하는 점을 비판했다.
서보학 교수는 "검사 출신 민정수석이 검찰개혁추진단과 매주 1회 회의를 주재하면서, 해체해야 할 검찰 카르텔을 더 공고히 하는 공소청·중수청 법안을 마련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의심했다.
이어 "개혁의 대상이어야 할 법무부 파견 검사들과 검사 출신 청와대 민정수석의 주도하에 해체해야 할 검찰권력을 오히려 되살리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완전하고 철저한 검찰개혁을 열망하는 국민들을 속이는 행위고, 국민들의 여망을 받들어 철저한 검찰개혁을 지시한 대통령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