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순으로 (왼쪽부터)김영록, 강기정, 주철현, 신정훈, 민형배 민주당 경선 후보. 연합뉴스전남·광주 통합 이후 처음 치러지는 특별시장 선거. 그 상징성과 무게는 어느 때보다 크다. 하지만 정작 선거를 둘러싼 과정은 '지역'이 아닌 '중앙'의 시간에 맞춰 돌아가는 모습이다.
이번 더불어민주당 특별시장 경선 과정에서는 여러 차례 룰 변경과 논란이 반복됐다. 중도 사퇴로 토론회 방식과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지만, 중앙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형식은 유지됐지만 내용은 비어버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선거관리위원회가 검토했던 '배심원제' 도입 역시 마찬가지다. 광역 시·도 통합이라는 사상 첫 선거인 만큼 숙의 민주주의 요소를 가미하자는 취지였지만, 이 또한 번복됐다. 새로운 실험보다 기존 방식이 우선이었다.
문제는 이런 결정 과정에서 '고민의 흔적' 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토론 방식 조정과 배심원제 도입 요구는 단순한 절차 문제가 아니라, 통합특별시라는 새로운 틀에 맞는 선거 방식을 고민하자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중앙당은 이를 깊이 있게 검토하기보다 기존 틀을 유지하는 데 머문 인상을 남겼다.
납득하기 어려운 장면도 이어졌다. 지역의 미래를 결정할 특별시장 후보 연설회가 정작 광주·전남이 아닌 서울 중앙당에서 열린 것이다. 지역민의 선택을 받는 선거가 중앙 정치의 이벤트로 비춰지는 순간이다.
경선 직후에는 허위 득표율 문자가 확산되며 혼탁 양상까지 더해졌다. 선거 신뢰를 흔드는 심각한 문제지만, 이를 둘러싼 대응 또한 뚜렷한 기준과 메시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은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과연 이번 경선은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선거인가.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결국 광주·전남이 민주당 일당 우세 지역이라는 인식 속에서 중앙당이 지역 민심을 세심하게 살피지 않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경쟁이 치열한 지역이었다면 과연 같은 결정이 가능했겠느냐는 반문도 이어진다.
대통령 지지율이라는 후광이 강한 상황일수록 정당은 더 낮은 자세로 절차와 원칙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이번 경선에서는 오히려 반대의 모습이 나타났다는 평가다.
특별시 출범은 단순한 행정 통합이 아니다. 지역의 미래를 새로 설계하는 과정이다. 그렇기에 그 출발점인 경선 역시 지역민의 눈높이와 참여 속에서 설계돼야 한다.
지역은 묻고 있다. 이번 선거에 지역은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중앙당은 그 질문에 답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