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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반출, 파병 압박…이쯤 되면 '전략적 전횡' 아닌가[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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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드 반출, 파병 압박…이쯤 되면 '전략적 전횡' 아닌가[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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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노컷뉴스의 '기자수첩'은 기자들의 취재 뒷 얘기를 가감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미국의 일방적 요구로 동맹의 '연루와 방기' 딜레마 실감
    대북 전력공백 우려 속 이란과도 적대관계 외교 시험대
    주한미군 서해 출격은 예고편…자주국방·남북관리로 자율성 확대해야

    지난 5일 경북 성주군의 미군 사드 기지에서 방공무기 발사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5일 경북 성주군의 미군 사드 기지에서 방공무기 발사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 최근 이란 사태와 관련해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중동으로 이전하려 한 사실이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을 통해 드러났다.
     
    사드는 2016년 중국과 외교적으로는 물론 국내적으로도 극심한 갈등과 손실을 감수하며 천신만고 끝에 들여왔다. 그럼에도 미국의 말 한 마디에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에 우려와 분노가 이는 것은 당연하다.
     
    영국 가이언 지는 11일 "한국은 언젠가 사라질 수 있는 방어체계에 왜 그토록 많은 정치적 자본을 투자했는지 비평가들은 묻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국무회의에서 "우리는 반대 의견을 내고는 있지만 우리 의견대로 전적으로 관철할 수 없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고 말한 것은 이런 국민 정서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지난 3일 새벽 경북 성주기지에서 나온 사드 포대의 향방은 여태 오리무중이다. 발사차량 6대 중 2대는 순차적으로 복귀한 사실이 목격됐지만 나머지 4대는 어떤 상태인지 아무런 설명이 없다. 
     
    사드 반출은 북한 위협이 고조되고 있던 상황이란 점에서 더욱 부적절했다. 북한은 10일 김여정 담화에서 한미 연합군사연습에 대해 '상상하기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드 파동이 겨우 일단락되자 이번에는 미국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파병 압박이 가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한국 등 5개국의 군함 파견을 희망한다고 밝히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그는 이후 발언을 몇 차례 번복하며 오락가락했지만, 우리로선 2004년 이라크 파병 이후 20여년 만에 또 다시 비슷한 시험대 위에 오른 게 틀림없다.
     
    최근 일련의 사건은 서로 국력에 큰 차이가 있는 비대칭 동맹 간 연루와 방기의 딜레마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는 동맹을 강화할 경우, 위기 시 버림받을(방기) 위험은 줄어들지만 자신과 무관한 분쟁에 연루될 가능성은 커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반대로 할 수도 없는 고약한 진퇴양난이다. 
     
    문제는 한미동맹의 경우, 연루와 방기가 거의 동시에 당도할 위험이 될 수도 있음을 확인했다는 사실이다. 일반적 사례와 달리 양자택일의 여지조차 없는 것이다.
     
    이는 한미동맹이 인도·태평양과 그 너머로까지 확장됐기 때문이다. 동맹의 토대가 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이 그 범위를 태평양으로 한정한 것과 다른 것이다.
     
    당초 상정했던 북한의 위협 대비는 오히려 한국의 주 책임으로 돌려졌고, 중국은 물론 멀리 이란과도 뜬금없이 적대관계로 돌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달 주한미군 F-16 전투기들의 일방적 서해 출격은 사드 반출(시도)이나 호르무즈 파병의 예고편이다. 이쯤 되면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넘어선 전략적 전횡이나 다름없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우리 국가전략의 중추로 자리 잡은 한미동맹을 포기할 수는 없다. 
     
    다만 어떻게든 자주국방과 남북관계 개선으로 우리의 지렛대를 늘리고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해야 동맹이 더 건강해진다는 것에는 누구도 이의를 달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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