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실에서 죽은 것으로 알려진 고양이의 시체(좌)와 압구정 A아파트의 지하실(우) (동물사랑실천협회 홈페이지 캡처)
압구정 A아파트가 길고양이 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일 ‘동물사랑실천협회’는 “압구정 A아파트 지하에 갇힌 고양이들을 구해야 한다”며 “지하실 문을 닫은 지 3일 째, 감금된 새끼들은 3일 동안 굶은 채로 어미를 찾고 어미 고양이도 새끼들을 찾으며 문 앞에서 울부짖고 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또 협회는 “지하실 안에는 다른 어미 고양이가 3일 이상 굶은 상태로 태어난 지 3~4일된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협회에 따르면 이전에도 한차례 압구정 A아파트에서는 지하실 문을 닫아걸어 길고양이들이 떼죽음을 당한 바 있다. 해당 아파트는 고양이로 인해 주민들 간에 갈등이 발생하자 중성화 수술을 통해 개체 수를 줄이는 'TNR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했다. 그런데 또 다시 길고양이들이 지하실에 감금돼 굶어 죽을 위기에 놓였다는 것.
협회는 “경제적으로 부유한 동네인 압구정 A아파트에서 이런 비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진 분들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며 “압구정 A아파트의 다른 동 세대들과 74동에 사는 주민들도 길고양이를 해치려 하지 않는데 몇몇 주민들만 이러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협회는 “아무도 새끼 고양이를 어미와 떨어뜨려 굶겨 죽일 권리는 없다”며 “길고양이는 엄연히 도심 생태계의 한 부분을 이루는 살아있는 생명”이라고 주장했다.
강남구청 직원과 주민들의 합의를 통해 현재 압구정 A아파트 74동의 지하실 문은 열린 상태다.
지하실에 있는 아기 고양이들의 모습 (동물사랑실천협회 홈페이지 캡처)
이에 압구정 A아파트 관계자는 3일 CBS 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하실 문을 잠근 건 맞지만 살아있는 고양이를 넣고 가둔 적은 없다”라고 동물사랑실천협회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이전부터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주는 주민 분들 때문에 민원이 많았고, 주민들 간에 갈등이 있었다”라며 “집값 문제가 아니라 길고양이들 때문에 노약자나 어린이들이 놀라고 불편함을 겪은 적이 여러 번이었다”라고 밝혔다.
특히 지하실은 길고양이들의 배설물로 진통을 겪었다. 고양이들이 지하실의 으슥한 각종 시설물 아래에 배설을 했기 때문.
이 관계자에 따르면 압구정 A아파트 측에서는 강남구청 동물경제과와 동물단체의 권고로 TNR 프로그램을 도입, 고양이에게 집과 먹이를 제공하는 등 고양이와 공생하기 위한 노력을 다했다.
고양이 사체에 대해서도 “고양이 배설물 때문에 지하실 물청소를 하는 와중에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