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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캠프에 하루전 경고했지만 비아냥만…"

사회 일반

    "해병대 캠프에 하루전 경고했지만 비아냥만…"

     

    -사고 전날 안면도에 148mm 폭우
    -캠프측, 주민들 자제요청 묵살
    -학생은 200여명, 구조선은 한 척
    -참사 직전 경고 방송에도 입수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윤현돈 태안군 해수욕장연합회장

    노량진 수몰사고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끔찍한 인재가 발생했습니다. 충남 태안에서 사설 해병대 캠프에 참석한 고등학생 5명이 어제 실종된 사건인데요. 조금 전 새벽에 2명의 시신을 인양했습니다. 아직도 3명은 오리무중이죠. 그런데 이번 사고는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얘기들이 지금 나오고 있습니다. 무슨 얘기인지, 이 마을에 사는 분을 연결해 보죠. 윤현돈 태안군 해수욕장연합회장, 나와 계십니다.

     

    ◇ 김현정> 지금 어디 계세요?

    ◆ 윤현돈> 지금 사고현장에 와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사고현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 윤현돈> 지금 여기는 들물이 시작돼서 약 한 2시간, 3시간 정도가 지나고 있습니다. 또 만조를 한두 시간 남겨놓고 너무 급류하는 파도 때문에 수색작업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데 어제 사고 상황을 봤던 마을 주민들이 많은 걸로 아는데, 도대체 어땠던 겁니까?

    ◆ 윤현돈> 어제 상황은 해병대 캠프가 오후 3시경부터 바다에 진입을 했고요. 바다에 진입했을 때 상황은 보트를 타고 래프트를 하는 학생들은 자켓을 입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보트 타는 학생들만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고...

    ◆ 윤현돈> 그리고 바다에서 서서 대기하고 있던 학생들이 지금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고요. 또 하나는 약 3팀, 약 한 200여 명이 바다에 들어있었는데, 이거 때문에 저도 방송도 하고 노인분들하고 걱정도 했습니다. 그래서 오후 4시 30분경부터 제가 학생들에 대해서 우려스러운 것을 마을 노인 분들과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4시 40분에서 5시 20분경에 현장에서 사고가 나게 된 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오후 3시부터 보면서 ‘아, 저 바닷물 위험하다, 위험하다.’ 이런 생각을 하셨다는 거예요.

    ◆ 윤현돈> 이미 그 전날, 그러니까 17일에 근처 안면도 지역에 약 148mm 정도의 폭우가 오전까지 내리고 파도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파랑주의보가 갑자기 떨어졌고, 그 상황에서 사고 당일 날 학생들이 래프팅이 있어서 제가 해수욕장 안전관리자를 해병대 캠프에 급파를 했었습니다.

    ◇ 김현정> 캠프로 마을 주민을 보내셨어요,?

    ◆ 윤현돈> 네. 보내서 자제를 요청을 했고...

    ◇ 김현정> 그게 정확히 언제입니까?

    ◆ 윤현돈> 17일 오후 4시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사고 나기 전날에 이미 경고를 하셨군요?

    ◆ 윤현돈> 네. 그런데 거기서는 ‘업체에서 하는 일을 왜 개인이 와서 이래라저래라 하느냐. 너네나 걱정해라’ 하는 정도로 비아냥 거려서...

    ◇ 김현정> 당신들이나 신경 쓰시오, 라는 식의?

    ◆ 윤현돈> 네. 그러다보니까 안전 관리자가 거기 가는 것을 거부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안전 관리자한테 가능하면 해경에 요청을 해 보는 게 좋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그걸 아마 안전 관리자가 해경까지는 놓쳤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캠프에서 말을 안 들으니까 해경에다가 좀 신고를 해라까지는 지시를 하셨는데, 그 다음에는 잘 연결이 안 됐군요?

    ◆ 윤현돈> 그리고는 그 다음날인 어제 제가 오전에 태안군청에 급한 일이 있어서 나갔다가 오후 2시경에 다시 해수욕장으로 들어왔는데, 또 이 친구들이 바다에 진입을 했길래...금요일까지는 상황이 굉장히 안 좋은데, 오늘 또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이 들어갔느냐. 그렇다면 저기 구조안전선이 지금 한 척밖에 안 돌아다니는 걸로 보이는데 200여 명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배가 부족하다. 그래서 우리 실장한테 다시 갈 것을 종용했더니, 나는 이제 더 이상은 안 가겠다. 이래서 제가 경고 방송을 하게 됩니다.

    충남 태안군 안면읍 백사장 항포구 인근 해역에서 사설 해병대 캠프 훈련을 받다 실종됐던 공주사대부고 2학년 이모 군의 시신이 19일 수색대에 의해 인양되는 가운데 유족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현정> 그때부터 방송하셨어요. 뭐라고 방송하셨어요? {RELNEWS:right}

    ◆ 윤현돈> "해수욕장 인근에 찾아오신 관광객 여러분께서는 밀물이 시작돼서 지금 바닷가가 매우 위험한 상태이니 물에 가능하면 안 들어가시는 것이 좋을 것 같고, 물 밖으로 나와 주시기 바란다"는 방송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게 몇 시부터 하셨어요?

    ◆ 윤현돈> 1회를 했습니다. 4시 30분경에 했습니다.

    ◇ 김현정> 4시 반이면 사고 나기 얼마 전에 이미 방송은 나갔군요? 그런데 안타까운게 방송을 조금 더 하시지, 1회만 하셨어요?

    ◆ 윤현돈> 마을 노인 분들이 오셨어요. 제가 노인 분들을 만나자고 했습니다.

    ◇ 김현정> 마을원로들과 대책회의 하시려고?

    ◆ 윤현돈> 경로회장님 윤갑진 회장님하고 노인회 회원분하고 서너 분을 제가 만나서...

    ◇ 김현정> 대책회의 하는 중에 사고가 났군요?

    ◆ 윤현돈> 의견을 말해도 받아들여지지가 않으니까 원로회의에서 나가서 이걸 경고를 해 주십사 하는 찰나에 그 때 사고가 나버린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명백한 인재라는 걸 이 증언 들으면서 알 수가 있네요. 끔찍한 사고, 안타깝습니다. 사고 수습 좀 잘해 주시고요. 빨리 실종자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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