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화) 교육부가 발표한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놓고 일선 학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자율고들이 오락가락하는 정부 정책에 반발하는 것은 물론, 일반고들도 제도적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대성고와 서대전고, 대신고를 비롯해 평준화지역에 속하는 전국 39개 자율형 사립고(자사고)는 2015학년도부터 성적제한 없이 '선지원 후추첨'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기존 사회통합(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은 폐지된다.
대전지역 6개 교 등 전국 116개 자율형 공립고(자공고)는 지정기간 5년이 지나면 일반고로 전환된다. 일반고에 앞서 신입생을 우선 선발할 수 있었던 후기 우선 선발권도 2015년부터 없애기로 했다.
반면 일반고에는 내년부터 4년 동안 교육과정 개선 지원비로 학교당 5,000만 원씩 지원한다.
전국 고교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일반고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 하지만 지역 교육계는 마뜩찮은 반응이다.
자사고들은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전지역 한 자사고 교장은 "성적제한 없는 학생 선발은 '수월성 교육'이라는 자사고 설립 취지와도 맞지 않을뿐더러, '학비만 비싼 학교'가 되면서 가정이 부유한 학생들만 올 수 있는 곳처럼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학생 선발권을 유지하는 특목고와 전국단위 자사고와 비교해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자사고들은 조만간 이번 정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교육당국에 전달할 계획이다.
한 자공고 교장은 "전 정권에서 고교평준화의 단점인 일반고 '하향 평준화'를 막기 위해 자율형 공립고 정책이 나온 것인데, 이번에는 일반고를 살리기 위해 자공고를 끌어내리겠다고 한다"며 "정권 따라 바뀌는 정책에 학교, 학생, 학부모 모두가 혼란스럽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자공고 교장 역시 "교사 초빙과 학생 선발, 예산 지원 등 자공고가 갖는 장점들이 사라지는 만큼 학교 차원에서 추진해온 정책과 사업에도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