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와 탱크의 굉음, 미군들의 잦은 군사훈련. 살아보지 않은 사람들은 기지촌 주민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오세창 시장은 CBS 노컷뉴스와 한반도 냉전의 산물인 미 2사단 앞에서 동두천의 과거와 미래상에 대해 설명하면서 기지촌 주민들의 아픔을 털어놨다.
오세창 동두천시장. (사진:민구홍)
▶오 시장이 말하는 냉전의 상징 동두천, 과거와 미래지난 1951년 한국전쟁 당시 황해도에 태어나 부모님과 함께 자유를 찾아 떠나와 정착하게 된 동두천은 어떤 아픔을 간직했는지 오 시장의 입을 열었다.
"미군이 주둔한 게 아마도 부모님 품에 안겨 동두천에 온 그해였으니 62년쯤 됐을 거에요.
한마디로 동두천 시민이 원했던 건 아니었죠.
당시 그 누구도 미군이 이처럼 장기 주둔할지 상상이나 했겠어요...그러다 기지촌의 대명사가 된 거죠.
못살던 시절에는 미군으로 인해 잠시 호황을 누리던 시기도 있었으나 62년간 지역민들은 국가안보라는 명분 때문에 커다란 상처를 받았고, 대한민국이 발전하는 동안 정체되는 등 국가로부터 버림받았죠.
하지만 미군반환공여지를 활용해 대학을 유치하고, 리조트, 유통복합단지 등을 건설해 통일한국의 중심, 동두천의 미래를 열어 나가겠다는 일념뿐입니다." [영상제작]= 노컷TV 민구홍 기자(www.nocutnews.co.kr/tv)
◈62년 기지촌의 대명사 동두천여의도의 14배에 달하는 미군기지는 동두천 전체의 42%인 3,960만㎡에 달한다.
미군기지 입지로 인한 각종 규제로 본 피해액만 지난 2012년 경기개발연구원 용역결과 연간 3,243억여 원, 60년간 모두 19조4,600억여 원에 이른다.
이로 인해 지난해 기준 세수입은 213억 원에 불과해 재정자립도가 19%에 불과할 정도다.
더욱이 제조업 시설이나 상권이 미약해 고용률은 전국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상태에서 미군부대마저 떠나고 있어, 지역경제는 아사 직전에 놓여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똑같은 미군반환공역구역을 두고도 용산기지 일대나 평택 등에 비해 동두천은 재·행정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는 상태다.
◈오세창 시장과의 일문일답▶반환미군기지의 오염정화 문제의 해법은.
-동두천, 의정부 등의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새롭게 대두된 것이 오염정화 문제다.
올해 6월 캠프 캐슬에 대한 환경조사가 완료됐고 투자자까지 나타나면서 개발에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러나 SOFA( Status of Forces Agreement in Korea) 환경분과위원회에서 오염정화에 대한 한미양국의 협상이 이견으로 좁혀지지 않으면서 투자유치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건설경기 침체와 경기북부의 부족한 인프라를 고려하면 이번 투자가 무산될 경우 천려일실(千慮一失)이 되는 셈이다.
원만한 협상이 타결이 어렵다면 절차에 따라 SOFA 특별합동위원회에 상정하는 등 정부차원의 조속한 오염정화 노력이 절실하다.
▶미군부대 반환 후 개발계획은.
동두천시에는 짐볼스 훈련장을 포함해 6개의 미군기지가 있고, 이 가운데 캠프 님블은 반환되어 공원, 도로, 하천 등 기반시설 설치공사가 이미 완료됐다.
현재는 대학유치를 위해 동두천시의 모든 힘을 집중하고 있다.
또 짐볼스 훈련장 일원에는 골프장, 스키장 등을 갖춘 리조트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캠프 케이시와 호비는 제조업단지, 외국대학 및 R&D센터, 골프장 등을 조성해 일자리를 늘릴 계획이다.
또 캠프 헬리포터는 유통복합단지 등을 조성해 동두천이 독립적인 생활권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조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전제됐을 때에만 가능한 동두천의 미래상이다.
▶정부와 국민에게 한마디.
이제는 더 이상 국가안보를 위해 62년간 기지촌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채 살아온 동두천 시민들의 손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동두천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갓난아이와 같다.
정부가 부모의 마음으로 손을 잡고 일으켜 주면서 걸음마를 가르쳐 주어야 한다.
정부는 동두천시민들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미군반환공여지 반환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자립기반을 조성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