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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은 올해 유달리 녹조가 심각하게 발생했다.
이상 기후탓도 있지만 그동안 낙동강 하류에서 발생하던 녹조가 올해에는 상류를 포함해 전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번졌다.
그리고 4대강 사업이 논란의 중심에 다시 섰다.
◈보로 갇힌 낙동강 '호수'..."보 없애야"가을이 왔지만, 창녕함안보에는 조류경보가, 합천창녕보에는 수질예보 단계중 '관심' 단계가 여전히 발령돼 있다. 상류지역도 마찬가지다.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강 빛은 제 색을 잃어 이른바 '녹조라떼'로 변했다. 문제는 매년 여름만 되면 이같은 '녹조라떼'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보를 녹조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보가 생기면서 물의 흐름을 막아 마치 거대한 호수로 변해버렸다.
실제 보 설치 이후 강물의 체류시간은 최대 19배나 늘어났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 감병만 사무국장은 "본류까지 대단위로 녹조가 발생한 건 4대강 사업 이후 처음이다"라며 "기후보다 보의 영향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감 국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4대강 사업을 한다고 했는데 전혀 대응을 못하고 있다"며 "가둬진 물이 자연스럽게 썩고 있기 때문에 보 수문을 상시 열던가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 "녹조 원인 아직도 안갯 속"정부는 녹조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서야 4대강 검증단을 구성하고 원인 분석에 나서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더이상 물을 가둬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이준경 생명그물 정책실장은 "4대강 이전에는 오염원이 유입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예전보다 오염원 유입이 많은 것도 아닌데 녹조가 강 상류까지 발생한 것은 유속의 문제가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감병만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도 "곳곳에서 흘러들어는 오염원을 막을 방법은 없다"며 "그렇다면 근본적인 해결은 보의 문을 열어두는 방법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에 낙동강 현장을 찾은 민주당 장하나 의원도 "환경적 요인은 제외하더라도 총인시설을 가동했는데도 녹조가 증가했다면 근원적인 방법은 강물의 체류시간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 경남도의 황당한 녹조 예방 대책
이런데도 경남도는 철저한 원인규명 없이 녹조 예방을 위해 1조 3,2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수질 오염원을 줄이는 데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도 유속을 녹조의 여러 원인중에 하나로 꼽고 있지만 경남도는 4대강 보는 아예 원인에서 제외했다. 지금까지 홍준표 지사의 주장과 일치한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녹조 원인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평가도 없이 오염원 저감에만 1조 3천억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황당한 이야기다"고 비판했다.
감병만 사무국장도 "만약 예산을 투입했는데도 녹조가 또다시 발생하면 혈세만 퍼붓는 꼴"이라며 "수문을 열고 유속이 문제인지, 오염원이 문제인지 먼저 원인규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