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제일모직[001300]의 패션사업부문을 삼성에버랜드에 이전하기로 함에 따라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가 새삼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지난달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폐렴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던 점 등으로 인해 이번 패션사업 양수도를 단순히 사업 개편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진 삼성그룹의 분할방안은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전자 및 금융계열사를 맡고,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각각 서비스·중화학계열, 패션·광고계열을 맡는 것이었다.
이런 방안은 이들 3남매가 지금까지 보유한 지분과 직책과도 맞아 떨어졌다. 이 부회장은 그룹내 주력인 삼성전자를 이끌어 왔고,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 외에 삼성에버랜드에서 경영전략담당을 맡아 왔다. 이서현 부사장은 제일모직 부사장과 제일기획[030000] 부사장으로 이름을 올려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일모직이 패션사업을 삼성에버랜드에 넘기자 일각에서는 이서현 부사장이 패션에서 손을 뗀다는 전망과 함께 삼성그룹의 분할 구도에 변수가 생긴 게 아니냐는 의문이 일었다.
이 부사장이 패션사업에서 손을 뗄지는 연말 삼성그룹의 사장단 인사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미국 파슨스디자인학교를 졸업했으며 제일모직에서 10년이상 패션사업을 해 온 그의 경력을 볼때 패션과 멀어지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이 부사장이 연말 인사에서 삼성에버랜드로 옮겨 패션사업을 전담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소속이 제일모직에서 삼성에버랜드로 바뀌지만 역할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부사장이 패션사업을 그대로 맡게 되면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삼성그룹의 '3분 방안'도 여전히 유효하게 된다.
제일모직의 경우 전자소재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한 만큼 전자계열사로 분류돼 이재용 부회장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