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4월)보다 하향조정했다.
IMF는 우리시간으로 8일 오후 10시에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당초(7월) 3.1%에서 2.9%로 하항조정했다. 또 내년도 성장률 전망도 3.8%에서 3.6%로 0.2%p내려잡았다.
이날 IMF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세계 경제는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그동안 성장엔진 역할을 해온 신흥국들의 경기가 둔화되면서 성장폭이 하향조정됐다"고 밝혔다.
IMF는 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충격이 단기적으로 신흥국의 위험을 노출시킬 뿐 아니라 세계 금융시장에 예상보다 장기간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이를 위험요인으로 지목했다.
세계경제 성장률이 하향조정되면서, 우리나라도 성장률이 올해는 4월 전망치와 동일한 2.8% 수준을 유지하지만, 내년에는 당초 전망치 3.9%보다 0.2%p 더 낮은 3.7%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IMF는 우리나라의 경우 재정과 통화부문의 경기부양책을 통해 올해와 내년에 완만한 경기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의 내년 성장률 전망은 기획재정부가 내년 예산을 짜면서 전망한 우리나라의 성장률 3.9%보다 0.2%p 낮은 수치다. 그리고 이미 상당수 기관들이 정부보다 낮은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국회예산정책처는 내년 성장률을 정부 전망치보다 크게 낮은 3.5%로 전망했고, 한국개발연구원도 여전히 3.6%를 고수하고 있다. 한국은행도 10일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실 유승선 분석관은 "현재 경기회복세는 상당부분 재정지출에 힘입은 효과가 크고, 민간의 자발적인 투자 등은 여전히 미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예산정책처는 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으로 경기회복세가 완만하게 나타나고 중국의 성장정책 전환 등으로 우리나라의 수출도 개선세가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 경기 상황이 크게 나아진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지난해에 기재부는 예산안을 짜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로 예상했다가, 올 상반기에만 8조원이 넘는 세수 부족을 초래했다. 추가경정예산에서 무려 12조원이 세입 부족분을 메꾸는데 들어갔다.
정부는 내년에 재정적자(관리재정수지)를 25조9천억원으로 예상하고, 국세를 올해보다 8조1천억원 더 많은 218조 5천억원을 걷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망치보다 낮은 성장률이 나올 경우, 올해와 같은 세수 부족 사태가 불가피하게 되고, 이로 인한 재정적자도 예상치를 넘어서게 된다.
이에따라 올 연말 예산 국회에서는 정부의 성장률 전망의 적정성과 내년도 예산안의 실현가능성을 놓고 뜨거운 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