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5일 개회한 임시국회 연설에서 한일 관계 등 민감한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것을 두고 일본 언론들이 우려를 표명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6일자 사설에서 아베 총리가 "한일·중일 관계에 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한국과 중국의 국내 사정도 있고 정상회담도 실현되지 않고 있으나 이런 식이면 한일·중일 관계를 경시한다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는 기본자세를 다시 표시하는 편이 좋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도쿄신문은 아베 총리가 난국을 직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한일 관계 악화를 사례로 지목했다.
아베 총리가 "취임 후 23개국을 방문해 110회 이상의 정상회담을 했다"고 성과를 강조한 것에 관해 "그러나 역사인식 등을 둘러싸고 대립이 계속되는 한국·중국과의 정상회담은 실현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연설에서 양국과의 관계 개선을 언급하지 않아 사태 해결의 전망이 서지 않은 상황을 부각했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아베 총리가 외교 정책을 언급하면서 한일 관계를 제외한 것에 관해 "가능한 것으로 범위를 좁혀 어려운 문제에 관해서는 언급을 피한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고 해석했다.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문제에 대해 "식품과 물에 미치는 영향은 기준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고 발언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도쿄신문은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히는 물고기에서 식품 기준치인 1㎏당 100㏃(베크렐)을 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달 시행한 조사에서 세슘 함유량이 볼락은 500㏃/㎏, 찰가자미는 300㏃/㎏에 달한 사례가 있었다고 적시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사설에서 아베 총리의 발언이 오염수 문제에 대한 위기감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게 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성장전략의 실행도 진전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또 "총리가 도쿄전력에 맡겨두지 않고 국가가 전면에 나서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지만 정부와 도쿄전력이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역할을 분담할지 구체적이 언급이 없어 모호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