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어적' 민주주의 확대해석 안돼
- 이석기 재판, 헌재 결과 다르면 혼란
- 대통령 원격결재도 헌재 '참작 사유'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앞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에 동의하시는 이상돈 교수 만났습니다. 이어서 같은 법학자이신데 이 분은 반대 의견을 가지고 있는 분이세요.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김종철 교수가 연결돼 있습니다. 김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종철>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앞에서 이상돈 교수 말씀을 들으셨을 텐데 그러니까 이것은 8조 4항에 의해서 헌법재판소로 갈 수도 있는 문제다. 우선 이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 김종철> 굉장히 포괄적인 질문이어서, 갈 수 있고 없고는 사실은 각 정부 기관마다 판단권을 가지고 있고 재량권이 있기 때문에 뭐 그것가지고 왈가왈부 할 것은 아니고요. 다만 그것이 신중했느냐, 성급하지 않았느냐. 이런 비판은 가능하리라고 본다.
◇ 김현정> 성급했다고 보시는 겁니까, 그럼?
◆ 김종철>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보고 있다.
◇ 김현정> 왜 그렇게 보십니까?
◆ 김종철> 우선 이 제도의 헌법상의 의의를 잘 살펴야 하는데요. 우리는 법은 아시다시피 최고 가치가 자유민주주의고, 자유민주주의는 독재를 부정하는 거 아닙니까? 독재라는 것은 다양한 사상이나 정치적 견해를 억압하는 것인데 그런데 그러다 보면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할 수 있는 전체주의나 이런 주장들도 용납을 해야 하는데 그것은 또 자기 자살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극단적인 경우에는 극약처방으로 그런 정치적 견해를 억압해야 한다,이게 이 제도의 어떤 취지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아주 통상적인 어떤 헌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최후적으로, 극단적인 처방만으로 민주주의가 수호될 수 있을 때 보충적으로 하는 그런 제도입니다. 그러니까 함부로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게 기본요건이라는 거죠. 법률적으로는 아직 구체적인 치밀한 계획 하에 조직적으로 자유민주 기본질서의 구체적인 제도라고 할 수 있는 선거 제도를 잘 작동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선거방해 행위를 지속적으로 폭력적인 방법으로 한다거나 이런 구체적인 위험이 있어야 행사하는 것인데 이번의 경우가 과연 그런 것인가.
◇ 김현정> 그런데 앞에서 이상돈 교수는 방어적 민주주의라는 개념을 말씀하셨어요. 그러니까 앞으로 이대로 방치를 하면 상당히 국가에 위협이 되는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방어적으로 이렇게 먼저 청구를 하는 거다.
◆ 김종철> 그 방어적 의미를 너무 확대해석 하신 것이다.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린 그게 바로 방어적 민주주의거든요. “민주주의를 방어하기 위해서 민주주의에 어긋날 수도 있는 조치지만 한다.” 이게 방어적이라는 의미이지 그걸 확대해서 “조금이라도 걱정될 바가 있으면 해야 한다.” 그러면 독재를 위해서, 독재를 막기 위해서 독재적인 방법을 써야 된다, 이런 말인데 그건 우리 헌법이 허용하고 있는 방법이 아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그러면서 정부가 가장 직접적인 근거로 든 건 활동상입니다. 지금까지 통합진보당의 활동상. 이른바 이석기 내란음모 의혹사건이라든지 거기에 등장하는 RO조직이라든지 국회 최루탄 투척사건이죠. 이런 것 등을 봐라 이거 얼마나 폭력적이냐. 이대로 두면 국가에 위협적이다. 이런 근거는 어떻게 보세요?
◆ 김종철> 구체적으로 개별부분들을 살펴야 되겠지만 많은 분들이 이야기를 하고 계시지만 이석기 내란음모사건은 지금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사실 관계에 있어서 검찰의 일방적인 주장만 있는 상태고요. 중립적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한 법원의 판결은 아직 없다. 제가 신중하지 못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이 부분에 대해서 혐의가 있는 것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충분히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용납할 수 없다는 것에 국민적 공감대가 있다라고 생각을 하고요. 다만 그것이 과거 유신시대처럼 국가가 조작을 하거나 과도하게 하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는 혐의가 있는 것이거든요. 그것은 우리가 지금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법원에서 통상적으로 그 부분을 확인을 해 주면 거기에 따라서 대처를 하면 되는 것인데.
◇ 김현정> 판결을 기다려봐라.
◆ 김종철> 이게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극약처방을 하게 된다면 민주주의에 굉장히 충격을 주는 행위이기 때문에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라는 것이고요.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진=김종철 교수 제공)
◇ 김현정> 그런데 앞서서 이상돈 교수는 헌법재판소도 동시에 이석기 내란음모사건에 대해서 ,그것도 고려해서 판결을 할 수가 있다. 그러니까 동시에 재판이 진행될 수도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시는데요.
◆ 김종철> 동시에 되고 안 되고의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요. 과연 그런 동시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냐, 정치적으로 적당하냐, 헌법적으로 용납될 수 있느냐. 이런 문제거든요. 이것은 극단적으로 정부 아니면 정무적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다만 병행해서 재판이 진행되게 되었을 때 그러면 법원에서 정부 조사한 것하고 헌법재판소의 증거조사 결과가 달라지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 김현정> 동시에 진행했다가 양쪽이 다르게 나오면?
◆ 김종철>권한행사를 자제해야할 중요한 사유 중의 하나거든요. 그래서 신중하게 해야 되고 사법부의 사실판단 절차를 충실히 보아가면서 헌재가 헌법적으로 판단해도 늦지는 않은 그런 것이다라는 것이지 헌재가 병행해서 절대로 할 수 없다, 이런 취지는 아니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대통령 부재중에 이게 국무회의 안건으로 올려져서 원거리 전자결재를 받았다. 이게 절차상으로는 문제는 없는 건가요, 법적으로 볼 때?
◆ 김종철> 헌법적으로 제가 말씀드린 이 위헌정당 해산제도가 그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헌 정당을 금지시키는 것이고 정당활동을 금지시키는 것은 우리 헌법에서 극도로 피해야 하는 것으로 헌법이 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런 권한의 남용을 막기 위해서 헌법재판제도를 둔 것이고 특히 그런 권한을 행사하기 위해서 국무행위 심의를 반드시 거치도록 하고 있다.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은 결정권자인 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거기에서 여러 가지 의견들이 오고 가는 것을 충분히 듣고 또 자기 의견도 표시해 가면서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 과정에 참여를 안 하고 일방적인 보고만 받고 전자결재로 결재만 했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결정이고 신중하지 못한 결정이라는 것을 스스로 보여 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헌재 결정에서도 결정적인 사유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충분한 정상참작 사유는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든다.
◇ 김현정> 역시 성급한 게 아니냐, 전반적으로. 이 부분을 계속 지적하고 계시는데요. 이제 헌법재판소로 어쨌든 공은 넘어갔습니다. 헌법재판관들이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된다고 보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