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 못 마시게 해 화장실에서 마시기도
- 용역업체 부소장한테 '언니'라 했다고 해고
- 회식 때 비싼 것 적게 먹도록 미리 지침 내려와
- 노조 만들려고 하자 어용노조 만들어서 방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11월 13일 (수)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삼옥 (서울여대 청소노동자)
◇ 정관용> ‘볼 일 보러 자주 가야되니까 물 아예 마시지 마라’, ‘엘리베이터에서 화장 고치는 거 다 안다. CCTV로 다 감시하고 있다’ 무슨 얘기냐면요 서울여대의 청소노동자들이 용역업체 관리소장한테 들었다는 말이랍니다 욕설, 해고협박에 시달려왔고, 또 노동조합을 설립하려고 하니까 방해했다고 하는데, 한 분 말씀 들어볼까요? 서울여대 청소노동자시구요, 민주노총 서울여대분회 대표입니다. 이삼옥 대표 안녕하세요?
◆ 이삼옥> 안녕하세요.
◇ 정관용> 서울여대에서 일하신지는 얼마나 됐어요?
◆ 이삼옥> 6월 1일에 입사했습니다.
◇ 정관용> 몇 시에서 몇 시까지 일하시고요?
◆ 이삼옥> 아침 6시부터 오후 4시까진데요, 보통 5시나 5시 반에 나와서 일을 시작합니다.
◇ 정관용> 월급은 얼마나 됩니까?
◆ 이삼옥> 기본급이 108만원입니다.
◇ 정관용> 물을 못 마시게 했다는 게 정말이에요?
◆ 이삼옥> 예. 저희가 방학 때 대청소를 하면 우리 건물로 대청소를 하러 오는 분들이 따로 계세요. 그러면 저희가 미안하니까 물 얼린 거, 커피 얼린 거 몇 병 싸갖고 내려가요. 일하시다가 힘드시면 드시게끔 둡니다. 그랬더니 소장님이 하는 말이 ‘꼭 먹는 것에만 눈이 새빨개가지고... 오줌 자주 싸러가니까 그런 거 준비하지 마라’고 해서 그 다음부터 준비 못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집에서 얼려가지고 가는데, 그런 것도 가져오지 마라?
◆ 이삼옥> 예 아예 못 가져가게. 가져가도 눈치가 보여서, 숨어서나 드리지, 화장실에서나 한 잔 따라드릴 수 있지 보이는 데에선 드릴 수가 없습니다.
◇ 정관용> 엘리베이터에서 화장 고치는 거 다 안다. CCTV로 감시한다. 이런 얘기도 했어요?
◆ 이삼옥> 예 그거는 기본이고요. 몇 시부터 나와서 일 하는가도... 6시면 6시부터 일하는 게 당연하잖아요? 근데 그 전부터 일하는 사람이 태반이고, 6시에 나가면 미안해서... 다른 회사로 치면 지각하는 거나 똑같습니다.
◇ 정관용>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해고당하신 분도 있다는데 어떤 이유에요?
◆ 이삼옥> 예. 다른 데서 일하셨을 때 같이 일하는 분들이랑 언니언니 하고 지내던 분이 있어요. 근데 여기 들어오니 부소장님, 소장님도 있어서 부소장님한테 그랬대요. ‘저는 언니라는 말이 더 빨리 나오지, 부소장님이라고 말이 잘 안 나오는데 어떻게 하죠’. 그랬더니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라고 그러셨대요. 근데 부소장이 어느 날부터 그 사람이 마음에 안 드는 거에요. 그래서 이제부터 부소장이라 부르라고 하니까 ‘언니 난 그건 말이 잘 안나오니까 고치도록 할께요’ 그랬더니... 그 사람이 밉다고 원래 하던 일 외에 다른 일도 시키는 거에요. 그래서 ‘저만 시키지 말고 돌아가면서 시켜주세요’ 했는데, 부소장이 ‘내 말을 감히 거역을 해? 부소장 말 알기를 우습게 알아?’하면서 당장 해고한다면서 소장님한테 이르고. 저희들 50명 있는 데에서 당장 해고시킨다고 얘기하고, 해고시킨 거에요. 그리고 옆에서 편들던 한 사람도 같이 짤렸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 용역업체 부소장을 언니라고 불렀다고 미운털이 박혔다고 짤렸다. 옆에서 말리던 사람도 역시 해고됐다?
◆ 이삼옥> 예.
◇ 정관용> 계약기간이 딱 있고 그런 것 아니에요? 아무 때나 해고하면 해고하는 겁니까?
◆ 이삼옥> 그런 것 같아요.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서 나가게끔 만들죠
◇ 정관용> 회식할 때 따로 지침을 내린다고 하는데 이건 무슨 말이에요?
◆ 이삼옥> 저희가 8월 1일날 회식을 했는데, 사장님이 와서 회식비를 낸다고 하셨어요
◇ 정관용> 용역업체 사장이?
◆ 이삼옥> 예 그래서 그 전전날 저희들을 모아놓고, 고기를 많이 먹지 말고, 맥주는 안 되고 소주를 먹어라. 그렇게 미리 교육을 시키고 회식을 갔어요. 4시에 일 끝나고 회식장소를 갔는데, 여름 8월에 덥잖아요. 동료들이 목이 말라서 맥주를 마시니까, 막 마시지 말라고 소리 지르면서 맥주병을 빼앗아 갔어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런 인권침해가 생기니까 노조를 만드셨다고요.
◆ 이삼옥> 예, 제가.
◇ 정관용> 그런데 노조 만들려고 하니까 방해가 있었어요?
◆ 이삼옥> 예, 부당한 욕설도 듣고 하니까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 저까지 9명이 ‘도대체 이렇게 못 살겠다. 우리 노조를 만들면 어떨까. 다른 데는 노조를 만들면 이런 일이 없다고 하는데, 그럼 어떻게 만드는 거냐’ 해서 다른 학교에 전화를 했어요. 노조를 어떻게 만들 수 있냐고. 그랬더니 민노총에 있다는 차장 분 전화번호를 주시더라고요. 근데 전화번호를 받고도 금방 전화를 못했어요 무서워서. 보복이 두렵잖아요 저희도... 몇 번 망설이고 같이 얘기를 나누다가 안되겠다, 이 사람한테 전화라도 해보자해서 ’ 우리 학교로 (민주노총의) 여자분만 오셔서 상담을 해달라‘했더니 와주셨어요. 근데 그 후에 노조를 든 게 들통나니까 부소장이 새벽에 와서 ’나도 살 길을 찾아야 되기 때문에, 다른 노조를 할 거다. 그러니까 간섭하지 마라.‘하고 갔어요. 그건 녹취도 다 되어 있고요.
◇ 정관용> 그래서 다른 노조를 부소장이 주도해서 만들었어요?
◆ 이삼옥> 예. 만들어가지고, 다니면서 빨리 가입원서 쓰라고 저희한테 강요했어요.
◇ 정관용> 이른바 노조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으니까 어용노조를 만들어서 등록해버렸다 이거군요,
◆ 이삼옥> 네네, 그렇죠. 우리가 하고 난 다음에 시작한거죠.
◇ 정관용> 그런데 인원수가 그 쪽이 더 많아요?
◆ 이삼옥> 네, 저희는 20명이고요, 거긴 62명이라고 합니다.